금요일(5일) 오후, 다음날인 토요일 월차를 내고 넉넉한 기분으로 삼락으로 향한다.
오늘도 본강쪽 수로...
오후 6시 도착, 간단한 주변정리를 끝내고 점방차리기...
수심은 80정도.
오늘은 욕심을 내 본다.
평소 세 대 정도로 대를 펴지만 오늘은 여섯대 거총.
좌로부터 2.0/ 2.2/ 2.4/ 2.6/ 2.5/ 2.0
캐미의 밝은 불빛도 붕어를 자극하는 요인이기에 시간상 이른 감이 있지만 캐미를 일찍 꺾었다.
가지고 간 떡과 쏘세지등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본격적으로 무아지경에 돌입.
7시경, 7치 붕어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입질은 깔끔한 편이 못 되, 그 점이 아쉽다)
중간 중간 올라오는 잡어들의 입질도 이제 짜증보다는 낚시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즐기자고 마음을 바꾸고 나니, 새로운 재미가 새록새록하다.
블루길(씨알도 다양하고, 완벽한 붕어입질을 보여 주기도 한다)
동자개(이놈은 바늘을 너무 깊이 먹어버려 늘 애를 먹는다)
메기(어릴 적 추억이 있어, 가끔 볼 때마다 정겹게 느껴진다)
준치(강계 어종으로 은빛 체색이 아름다우며 전형적인 붕어입질 형태이지만,
찌올림이 가볍고 빠른게 특징인 듯)
베스(차고 들어가는 맛이 일품)
그렇게 잡어들과 놀다보니 어느새 밤은 깊어 11시 30분경...
우측 두번째 2.5칸에서 신호가 온다.
전형적인 예신.... 잠시 후........
네마디 정도 부드럽게 밀어올린 후, 잠시 멈칫.......
그 상태에서 우측으로 동동거리며 약 3센티정도 이동 후, 다시 밀어올리는 입질....
챔질......
한 밤의 정적을 깨고 갈대와 바람사이로 피아노 소리가 퍼진다.
순간 우측으로 강하게 째고 들어가는 묵직함.....
최대한 좌측으로 몸을 틀고 버티기....
다행히 수초를 감기전에 제압에 성공해 올려 놓고 보니......
오랜만에 삼락이 선물해 주는 월척이다.
바로 계측해 보니 32.
때깔도 예쁘고, 빵도 좋고, 강붕어라 힘쓰는 것도 그만이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월척의 손 맛.... 행복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새벽3시경 중간에 던져 둔 2.6칸에서 입질....
왼쪽으로 두 번 살짝 끌더니 쭈~욱 빨고 들어가는 입질.
이어지는 챔질...
헉~~ 왼쪽으로 사정없이 차고 달아난다.
대를 잡고 반대편으로 아무리 당기려 해도 불가능.
더구나 가지고 있는 장비 중 몇 안되는 연질대라...
결국 좌측 갈대속으로 쳐 박혀 꼼짝을 하지 않는다.
대를 뒤로 물리고, 줄을 잡아 당겨보니, 역시 꿈쩍하지 않는다.
조금 더 힘을 주어 당기니... 결국 목줄이 끊어진다.
두 자 이상 되는 잉어임이 분명한데... 아쉽다.
그렇게 두 번의 큰 전투가 있었고, 그 외에도 7치,8치 네 수 정도 손 맛을 더 보고
아침을 맞았다.
살림망안을 들여다 보니, 큰 기쁨을 안겨주었던 월 녀석의 까만눈동자가 불쌍해 보인다.
손 맛, 찌 맛을 보려고 날카로운 바늘을 이용해 잡아내려 애쓰는 내 모습.......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낚시에 관한 생각때문일까.. 머리속이 복잡하다.
다시는 뭍에서 만나지 말자 약속하고, 고마운 녀석들을 돌려보낸다.
주변정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침햇살이 마냥 눈부시다.
지난 밤, 잠시였으나 뭍에 올려져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밤을 보냈을 붕어 녀석들에게는
이 아침의 햇살이 특별하게 기억되지 않기를 바라며...
PS: 카메라를 아직 수리하지 못해, 조행기에 사진이 없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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