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에 선약이 있어 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히 달려갔다 일보고 왔다.
약속장소 명동지,,,,창원쪽에서 오는데 안개가 엄청 끼여 있다.
찌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살며시 일었다.
도착하니 가장 먼저 지존님(지난 달 지존전의 승자)이 앉아 계신다.
아니 살푼 자는 것같았다.
그 한 장면으로 모든 걸 읽은 나.
"아자씨, 여기서 낚시하면 안되는 디유" 동하는 장난끼를 발동시켜 본다.
다음 타자, 짜장아자씨.
중국에 자주 가시니 자연스럽게 붙여진 별칭이다.
짜장, 박00. 푸하하하하~~~~~
중국집 주방장 같네, 안되겠다. ㅋㅋㅋ
그 옆에 살푸시 자리 잡으신, 여염집 아낙네 같으신 기0님.
멀리서 보니 중학생 두명이 나란히 앉아 낚시 하는 것같다. ㅋㅋㅋ
현재 나이 오십인 두 분은 중학교 동창생이다. 그 시절부터 함께 낚시다녔단다.
에공 공부를 그리 했으면,,,지금쯤 법원에서 부장검사로 나란히 앉았을텐데,,,zzz
하지만 그 두 분도 검사 못지 않게 잘되어 계신다.
다시 조금 더 올라 가기도 전에 솔0님이 먼저 내려오신다.
언제나 젠틀 그 자체이며 보기만 해도 멋진 님.
반갑게 수인사하고.....
더 둘러 보니 지금 한창 전을 펴고 있는 붕0님,
아니 저 분이 나보다 먼저 와 계신 날도 있네 그랴.
늘 같이 다니다 요즘 내가 시간이 안맞어 어영부영 독자 출조로 굳어진,,,,
그래서 늘 미안한,,,,
다시 더 상류로 진지구축중인 떡밥대장,
그는 대개 조용하다,,,,하지만 떡밥내기에서 만큼은 고기가 말을 안 듣는다고 엄청 씨부렁거리시는,,,,,,공포의 대상, 00님.
얼마전에 사고로 폐차 시켰는데 오늘은 어케 왔을 꼬? 그 짐작도 해보니 이내 숙연해진다.
나,,,잠시 생각중.
발0님이 오전 8시부터 오셨는데 입질을 못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후라 망설여진다.
지존으로서의 권리 행사에 심한 심적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이라는 걸 가히 짐작할만하다.
자기가 자리 정해 놓고 고기 안될까봐 아침부터 와서 체크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꼬?
상황이 애매하다,,,
지금 밖으로 나가 대를 펴?
잠시 자리를 둘러본다.
그 엄청난 쓰레기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미안합니다, 담에 한번 준비해 가지고 치우겠습니다)
아직 한 사람이 안왔다. 다 모이면 어디론가 가야 할 것같다.
그래, 일단 자자.
차 지붕을 우렁차게 내려 치는 빗소리를 들으며 "드러릉~~~푸우~~"
얼마나 잤을가? 전화벨 소리가 급히 울린다.
솔0님이시다, 다 모여 상의할 일이 있단다.
옳다쿠나 맞다쿠나,ㅋㅋㅋ.
안펴길 잘했지,,,
일단 식장으로,,,, 맛난 오리전골.
다시 장소 이동에 앞서 지존님의 지존전 룰 조정이 있었다.
장소: 장방으로 이동
방식: 올림 외대
시간: 밤 12시까지
컴컴한 시각에 장방 도착 .
올림이라 다시 채비를 해야 하는데 지난해에 사용했던 채비가 있었다.
원줄 1.5호에 원줄이 한번 꼬여 매듭까지 만들어져 있는 채비다.
그래 비도 오는데,,,다들 기다리는데 이걸로 하자.
찌를 고민한다. 원래 찌는 저푼수였다. 찌 톱도 두꺼웠다.
해서 찌만 바꿨다. 비슷한 푼수에 톱이 엄청 가는 야간 전용찌루다.
마이너스 3마디 정도.
목줄은 다이니마 0.6호, 길이 15센티 13센티 양봉. 긴 바늘에 조개 봉돌채비.
바늘은 브씨엔 6호.
이젠 밥.
밥은 먼저 천하,,을 불려서 집어를 위한 찐버거를 조금(비중 고려) 게다가 GTS로
코팅했다. 나머지 밥은 글3에 페레당고로 만들었다.
준비 완료.
가만보니 전부 마이너스다. 기0님만 편대채비.
모두들 간간이 입질이 오는데 챔질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
지존님에겐 입질이 없다. 아마 옆 사람들, 기0님과 솔0님의 밥에 본인도 모르게
고기를 빼았긴 것같았다.
쇄애액~~ 첫번째 물가르는 파열음이 진동한다.
오른쪽이다. 두둥~~~ 누군가?
이름하야 알0님.
허걱!!
아니 알0님이.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시는 알0님.
그 점은 진정 존경받아 마땅하다. 조금만 조과가 안좋아도 채비에 의심을 품는
우리네와는 사뭇 다른,,,조성의 경지에 이르신 분.
하지만 늘 성적이 안좋다.
난 내심 경계를 풀지 못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
항상 초반엔 강하지요, 였다.
나 역시 그 말에 안도하며 다시 찌를 째려 본다.
연이어 진동하는 파열음, 이번엔 좌선이다.
기0임, 연속 3마리. 편대가 위력을 발한다. 그외 3분 정도가 각각 한 마리.
장고에 빠진 나.
지금은 마이너스로는 안된다.
입질이 와도 타이밍이 어려워 무리다라고 판단하고 쨉싸게 아주 조금 무겁게 조정한다.
이 감각이 낚시다. 이 감각이 실력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누구던 가볍게, 또는 무겁게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있다.
하지만 here & now, 지금 여기에서 맞는 감각을 빠르게 찾는 것.
그것으로 말하는 게 낚시가 아니겠는가.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시각에서만 만들어진다.
패자들은 단지 리플을 이용할 뿐이다,ㅋㅋㅋ
조정 후 잠시 갑자기 한여름 노지처럼 힘차게 찌가 솟는다.
챔질, 우욱~~
엄청난 힘.
그렇게 나 역시 3마리, 동률 일위다. 다시 역전, 4마리를 달린다.
이젠 일등이다. 하지만 잠시 후 기붕님의 한마리 추가로 다시 동률 일위.
역시 대단하셔 편대대부.
또 왼쪽에 나란히 앉은 솔0님이 갑자기 무서운 기세로 쫓아온다.
함마리 차. 솔0님도 완전히 타이밍을 찾았다. 하지만 마이너스가 많아 헛챔질이 많았다.
입질만큼 올렸다면 벌써 단연 일위였을텐데,,,
하지만 이는 솔0님의 케이스만 해당되는 건 아니었다.
거의 모두들 비슷한 수의 입질을 받는 것같았다. 단, 지존님은 아니었다.
지존님의 찌 내려가는 걸로 봐서는 마이너스도 아니었는데,,,,,
고기를 뺐겼거나 밥이 문제가 있는 것같았다. 안타까웠지만 내심 오늘은 지존님의
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지존하면 우리는 뭐합니꺼? 그쵸? ㅋㅋㅋ
또 한분 해0님, 대단한 조사님. 오늘도 전다. 지난 주에도 엄청 절었는데,,,오늘도.
나오는 고기들이 짜장이 아니고 잉어라 그러셨나? ㅋㅋㅋ
아마 편대의 대부 옆이라 심적인 부담을 갖고 시작하신 건 아닌지?
마인드 컨트롤만 하면 가장 강자로 부상할만한, 몰아치기에 능한 무서분 분인데,,,
오늘은 왠지,,,2주 연속으로 산넘고 물건너쎠,,,힘들어셨나보다.
그렇게 타임 아웃.
라면으로 속풀고,,,
동률 일위인 기0님과 나란히 앉아 먹는데,,,,쑥스럽고, 미안하고, 존경스럽고.
하지만 우리 지존전의 명예를 위해 숭고하게 임하리라.
젖은 몸들 추수리고,,,,
나가려니 이론 ,,,거의 바닥을 헤매는 등수의 사람들이 훌라한다고 게긴다.
얼마나 열받았을꼬? ㅋㅋㅋ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뿐 역시 우리의 호프들 빗속을 함차게 박차고 나가신다.
기0님과 나와의 지존전 서든데스 시작~~~
아직 지존이신, 오늘 꼴찌하신 발0님의 개시로 동시 투척. ㅋㅋㅋ
올림 외대, 팽팽한 긴장속에 구경하던 솔0님이 집안 일로 먼저 가시고,,,
사장님이 담배를 갖고 오신다. 그 담배를 기0님에게 드리고 돈받고 하는 찰라
기0님의 편대찌가 하늘 높이 오른다.
"하늘 높이 날아라, 내맘같이 날아라" 노래가 생각났다.
기0님의 비명이 비 사이를 째고 나간다. '에이 신발~~~" ㅋㅋㅋ.
지존은 역시 하늘이 내리신다.
서든데스라 맘이 급해 다시 마이너스를 조금 준 채비는 두번의 입질을 받고도 헛챔질.
하여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찌는 올라오고 ,,,,,기다리는데.
그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든다.
지금 채어 걸리면 ,, 챌까?
지금 안채면,,,,,,놓치는데....
다시 입질 안오면,,,,
그 찰라 오른손이 말을 듣지 않고 나간다.
안돼~~ 왼 손으로 오른 손을 말리고 거의 몸통까지 왔을때 ,,
사정보지 않고 챔질, 덜커덩 걸린 듯한 육중한 무게감.
빠르게 제압. 끝.
다시 모두 채비 걷고 방으로 집합.
지존 이취임식.
모두를 일렬로, 성적순으로 세우고 전임지존 발0님이 충성 구호를 외친다.
그 전엔 모두 쑥쓰러워 한참을 웃었다. 딴청부리시는 분들도 나오고,,,
농으로 게기는 사람도 나오고,,,
지존이 된 나는 전임지존, 발0님의 사열을 받고서 일장 훈시,,,
낚시 좃바로들 하시오!!! 알겠소!!!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추가로 한 마디 더.
오늘은 정말 진정한 진검승부였소.
아무도 이의 달지 못할 정도의 멋진 승부였소.
다들 고생하였소.
특히 가장 먼저 한마리 잡고 엄청 기대속에 임했건만
끝까지 갈 때까지 조과에 변함없었던 분에게 고생했다 위로하고 싶소.
푸하하하하하~~~~~
이렇게 3월 지존전을 마쳤습니다.
다시 4월에 어디서 어떤 룰로 멋진 승부를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으하하하하~~~~~~~~~~~~~~~~~~~
간만에 맘껏 외칩니다.
엄마 나 지존먹었어요, 나 지존했다고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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