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산하	(2004-03-08 14:10:23, Hit : 654, Vote : 27)

수십년전 가락님과의 조행기

방금 가락님의 어제 조행기를 보면서 수십년전에 가락님과의
조행기를 올려보면서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해보고자 한다.

이제 다시 과거로 수십년전으로 돌아간다.

나는 아침이면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을 자전거 뒤 짐칸에
낚시대,지렁이와 함께 단단히 줄로 묶어 집을 떠나 정겨운 1km정도되는 구포다리를
건너 주로 대동수로로 가서 낚시를 하면서 천천히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아오르는 환상적인 찌솟음을 보는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황홀한 찌솟음을 보면서 한가롭게 낚시를 마치고 해질무렵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구포다리에 가까워 오는 순간
앞에 막걸리 집이보였다.

그래서 막걸리집에 들어 가서 막걸리 한잔 주십시오라고 주인한테
나는 이야기 했다.
그러나 주인은 나를 가소롭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막걸리집 주인은 나에게 고등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웬 술이냐고
나에게 충고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 대학생인데
몸이 아파 휴학중이라고 말했으나 주인은 막무가내였다.
그때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안되어 머리도 짧고 해서 나를
고등학생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보였다.
나는 할수 없이 막걸리 한잔하면 이성을 누그르뜨려 조금 감정적이게
하는 술의 장점을 빌려 낙동강의 일몰을 즐기려는
나의 작은 희망을 버리고 막걸리집을 나왔다.
그리고 맨정신으로 구포다리를 건너자마자 벌써 머리가 길어버린
친구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나는 벌써 머리가 길어버리고 월급도 타 돈도 조금 있는 친구를
퇴근후 구포 뚝에서 만나기로 한다.
구포뚝 포장마차에 이 친구와 함께 들어간다.
벌써 이때는 일몰이 보여야할 낙동강거너편 산에는 어둠이 대신하고 있엇다.

다행히 이 포장마차 주인 아주머니는 나를 거부하지 않앗다.
우리에게 소주1병과 안주는 공짜인 담치국물이 나왓다.
나는 친구에게 대동에 있는 막걸리집에서 술먹으로 갓다가
문전박대당햇다고 하소연한다.

친구는 요번주 일요일시간이 있으니 건너편 낙동강에 꼬시래기잡으러 가자고 한다.
그리고 문전박대당한 막걸리맛도 보자고 한다.
할일없고 시간많은 나는 좋다고 찬성한다.
술은 내가 준비하고 회거리 준비는 친구가 하기로 하고 우리는 집으로 향한다.

일요일 아침 우리(친구 3명 그리고 나)들은 낚시도구와 술과
안주 회거리준비를 하고 구포뚝을 건넌다.
구포에서 보면 낙동강 맞으편 지역은 대저라는 동네이다.
지금은 부산이지만 그때는 김해시에 속해 있었다.

도착하니 벌써 많은 낚시꾼들이 자리를 잡고 잇었다.
우리는 오전에는 모두 열심히 낚시를 해서
제법 많은 양의 고기를 잡고 있었다.
오후가 되니 고기입질이 잠잠햇다.
이때다 싶어 술을 제일 좋아하는 친구 한명이
"야 우리 회치갖고 한잔하자"고
이야기한다. 이때 우리가 잡은 어종은 꼬시래기,전어,붕어였다.

원래 붕어는 갯지렁이를 먹지않으나 낙동강하구 붕어는 바닷물이 들어와
조금 짠물에 오랜동안 살다보니
여기에 적응해 갯지렁이도 먹게 되어 우리 회거리 어종에 포함되었다.
숭어도 때가 되면 엄청나게 잡을 수 있엇지만 이때는 때가 아니었다.

나는 사실 낮에 술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으나 나머지 친구들이 좋다고 하니
나도 어쩔 수 없었다.
그중에 회를 잘치는 친구는 회거릴를 장만하고
나머지는 술먹을 준비를 한다.

회거리가 제법 수북하게 담긴 쟁반과 소주을 가운데 두고
우리 모두는 둥글게 앉는다.
소주병을 따서 술을 부을려고 하니 잔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래서 할수없이 우리 모두는 일어나서 거지처럼 남들이
먹다버린 컵을 찾기위하여돌아다닌다.

전부 꾸개진 종이,플라스틱컵을 구해서 펴서 강물에 씻어
잔을 준비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잔에 술을 가득붇는다.
전부 기분좋게 한잔 들이킨다.
그런데 회를 집어서 먹을려고 하니 젓가락을 가져오지 않았다.

젓가락을 가져 오지않은 우리는 또 할수 없이 일어나
옆에 있는 나무의 가지를 꺽어 강물에 씻어 모두 젓가락을 만든다.

구겨진 누가 먹다가 버린 컵을 펴서 만든 술잔에 소주를 가득 붇고
나무 가지를 꺽어서 만든 젓가락으로 우리가 직접잡은
꼬시래기회를 안주삼아 푸른 저넓은 하늘을 지붕삼아 마시니
아마 천하의 주선 이백이도 이와같은 맛좋은 술경험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젊은 우리들은 연방 술을 마셔대고 잇었다.
해가 낙동강 서쪽에 있는 산에 점점 다가오는 있는 시간이 될쯤
가져온 소주는 다 마셔버렸다.
벌써 이때즘 우리는 술도 취해서 낚시도 할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려
안주도 없고 술도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그때 머리가 제법 머리가 길어버린 친구는 저번에 내가
맛보지 못한 막걸리와 안주를 사오겠노라고 하면서 가버렷다.
그동안 나는 수주 변영로의 명정 40년이라는 수필집을 읽고 난
소감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명정40년이라는 책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하여 살아온 자기
인생을 쓴 수필집으로 그 일화가 그때의 젊은 대학생들에겐 제법
인기가 있던 책이었다.

명정 40년이라는 책에 나오는 변영로의 일화는
일제시대의 시인들은 나라없는 설움을 달래기 위하여
더우기 자신들은 시나 쓰면서 직접 행동으로
독립운동에 참가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더욱 술을
많이 마신 것같다고 나는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때의 시인들은 죄책감으로 인하여
술에 젖어사는 그들의 삶의 모습이
그들이 직접 글로 표현한 시보다
더욱 더 시적인 것같다고 나는 결론짓는다.
머리가 제법 긴 친구가 막걸리와 안주를 조금 사왔다.

우리들은 이젠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돈이 없어 안주도 많이 사오지 못하고 술이취해
낚시도 못하고 해서 안주는 곧 바닥이난다.
이젠 낙동강의 일몰이 안주가 되어버린 우리는
그래도 사온 막걸리를 달이 해를 대신할때까지
끝까지 비운다.

어느듯  어둠이 낙동강을 덮어버려 더욱 멋진 분위기는
돈없고 시간많은 우리들의 멋진 안주가 되어
술취한  우리모두의 마음은 밤하늘에
한가롭게 떠도는 자유로운 구름이 되어버린 느낌이엇다.

이태백은 꽃나무 숲에서 홀로 달아래 외롭게 술을 마시며 달은 술마실줄 모
르고 그림자는 귀찮게 자신을 따라 다니나
그래도 달과 그림자와는 정이 없는 친분을 맺었으니
저세상 은하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으나
우리는  함께 달아래 술을 마시며
달이 술안마시는 것 신경 안쓰고 그림자 따라다니는 것 볼 시간 없이 대화가
오고갔지만 잠시나마 세속의 모든 구속에서 우리들은
벗어나 인간의 특권이라고 할수있는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인생에도 죽음이 있듯이 우리들이 낚시와 술로 인해 자유로움과
젊음을 죽을 때까지는 향유할수 없듯이 우리는 밤이늦어  집에 가기위해 짐을 챙길즈음에는
모두 몸을 제대로 가누기가 어려워 진다.
구포대교 아니 구포다리를 우린 모두 건너기 시작한다.

다리위에서 다이빙도 하면서 놀곤하던 용감한 친구들이었건만
지금은 전부 10m정도 걷다가 쓰러지고 쓰러지면
다리밑 낙동강의 시커먼 물삧을 바라보면서 겨우 일어나고
또 쓰러지고 일어나는 반복행동을 계속한다.
1KM정도되는 이다리를 보통때 같으면 20분정도면
충분히 건널수 있었지만 우린 2시간 정도 소요해서 겨우 건넌다.

아마 옆에서 우리를 본 어른 들은 젊은 놈들이 술이나 먹고
쓰러지는 꼴이 아마 한심스럽게 보엿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비록 쓰러지며 일어나고 하면서
우리의 어린 시절의 상징인 구포다리를 건너며 젊음을 만끽하며
젊음만이 줄 수 잇는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참붕어 (2004-03-08 14:26:25)

ㅎㅎㅎㅎㅎㅎ
수십년전의 일이라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감회가 새롭겠습니다!!
철없던 시절의 철없던 행동들이 그때는 왜 그리도 절실했던지????
같은 세대에 태어나 자랐으니 그때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가락 (2004-03-08 14:59:52)

이것이 통 뭔 얘긴지...
저와는 해당사항이 없으니 착오없으시길 바랍니다.
...아..오늘 막걸리나 한 잔 하러 갈까나...

바람난붕어 (2004-03-08 15:17:18)

한편의 대 서사시를 보는듯 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하고재비 (2004-03-08 16:54:25)

가락님 완전이 오리발이신것 아니지요
ㅎㅎ
좋은친구와 수년전이야기를 할수 있는두분이
부럽습니다
ㅎㅎ

아 기분좋습니다

꾸벅

쇠톱 (2004-03-08 19:22:29)

윗글을 읽으니 구포다리에 얽힌 제 친구의 일이 생각나네요.

제 친구의 집이 대저인데 하루는 구포에서 술이 제법 취해서 집까지 걸어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답니다.
구포에서 대저로 거의 다 건너왔을 무렵 문득 뒤를 돌아보니 건너편이 대저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유턴하여 다리를 다 건너왔을 무렵 또다시 뒤를 돌아보니
대저가 건너편이더랍니다.
다시 유턴하여 걷고, 다시 유턴하여 걷고, 몇번을 그러다보니 술은 다깨고,
해가 떠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는 그런 슬픈 전설이 구포다리에 서려 있습니다.

물잠자리 (2004-03-08 19:24:01)

장면이 그려집니다.
그땐 그것이 젊음이고 낭만이였겠지요? ^^*
그때를 회상하시며 즐거운 조행 이어지시길 빕니다.
건강하시구요,,,

차이장 (2004-03-08 20:15:43)

가락님의 구포다리 추억이 저의 먼지쓴 미루나무 신작로길의 추억만큼
가슴 한편 늘 들 쑤시며 피어나는군요.
저도 요즘 부쩍 고향의 잊혀저간 기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 많네요.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늘 좋은날 되십시요.

운칠기삼 (2004-03-08 21:34:28)

선배님 젊었을때의 추억이 저에게도 옛추억을 되살려 주는듯 합니다.
두분 선배님 오래토록 추억을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2004-03-08 23:41:08)

구포다리옆 포장마차.. 저랑 집사람이 자주 데이트하며 사랑을 키우던 곳입니다.. ^^
산하님! 아름다운 글 감사드립니다. 그때 그 친구분들 다 건강하시죠?
산하님, 가락님 늘 건강하시고 좋은 우정 세상 끝날때까지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미나모네 (2004-03-10 00:22:15)

저가 고등학교 다닐때는 저녁에 구포뚝을 거닐생각을 못했습니다...치외법권 지대였습니다..갯지렁이..낙동강 유역에 나오는 지렁이를 물개비라 부릅니다..숭어와붕어의 미끼로 최고였습니다...

송애 (2004-03-10 13:57:16)

부산 사람들 치고 구포다리 사연 없는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님의 글을 읽어보면서 서남다리믿에서 낚시하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가락 (2004-03-13 00:56:46)

참붕어님,바람난붕어님,하고재비님,쇠톱님,물잠자리님,
차이장님,운칠기삼님,사랑과 평화님,미나모네님,
송애님 감사합니다.
산하님,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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