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운칠기삼(運七技三)?
오늘따라 입질이 잦다.
떡밥을 달아 던지고 얼마 있지 않아 릴 끝의 방울이 울리고 찌가 솟았다.
어떤 때에는 바늘을 가지런히 하지도 않고 대충 던져도 씨알 좋은 붕어가 올라왔다.
어느 정도의 마리수가 확보되자 채비를 잠시 거두어 두고 친구와 나는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득,
잠결에 추위를 느껴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이 와 있었다.
밤새워 이야기하다 어느새 잠이 들었었나 보다.
새벽은 언제나 상쾌했다.
맑고 싱그런 공기, 뽀얗게 피어오르는 물안개, 물안개 사이로 비치는 햇빛, 풀잎에 맺혀있는 영롱한 방울방울들….
어제 도착부터 이어진 입질은 밤이 지나고 해가 중천으로 치닫는 시간까지도 그칠 줄을 모르고 지속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낚시를 끝내기로 하고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짐을 챙기고 돌아오는 길은 둑을 택했다.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발이 그 곳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돌아가는 느낌이 있었으나 풀 내음이 우리의 기분을 상쾌하게 했고, 둑 여기저기에 메여 있는 어미 소와 송아지의 애틋한 사랑이 보기에 좋았기 때문이다.
밭에는 보리가 커서 어깨를 나란히 했고, 우리가 걷는 발자국을 따라 토끼풀이 또 흐트러지게 피어 보기에 좋았다.
한번은 풀 섶에서 들꿩이 우리들을 피해 힘차게 날아올랐는데 우리는 꿩이 날아오르는 그 소리에 더 놀라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피식~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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