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커피를 끓여 종이컵에 담아 두 손에 움켜쥐고는
참 많았던 인연들을 기억하곤...
그 하나 하나를 두 손에 남은 온기로 보듬어며 지난 밤을 뒤척이다
바다 먼 여명을 맞습니다.
사람들 사이 산을 올라보니
어둠 사이...
지난 해 어둠보다 더 간절한 소망을 품은 이들이
먼저 푸른 새벽을 맞고 있습니다.
먼 하늘이 붉은 기운에 물들며
마치 찌불이 물 속에서 스물 스물거리듯
구름에 가려 희미한 불덩이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동안...얼마동안인가...
어둠에 가려진 한결같은 눈빛들이 한순간처럼 침묵을 합니다. 그리고 주먹을 쥡니다.
하지만...
그러구러 얼마동안을 구름에 가려진 불덩이가 좀 처럼 제모습을 또렷이 보여주지 않습니다.
한 순간 어떤 이들은 술렁이기 시작하고 이어, 푸념같은 한 숨만 남기고 산을 내려갑니다.
얼마였을까...
지난 밤 기상예보를 떠올리며 새벽 찬바람에 흐트러지는 낙엽들처럼
휭한 마음을 가만히 다잡을 때
어느 봉우리에서
"뜬다~!"
외침이 귓속을 파고 듭니다.
잠시 서로 어둠에 가려져 미쳐 바라보지 못했던 눈빛들이 서로를 통해
한 곳을 바라봅니다.
마치 스물거리는 찌불이 또렷이 제모습을 나타내며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조용한 오름을 시작하듯이 지난 어둠같은 구름을 뚫고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2007년의 첫날 이 극적인 올림을 바라보고 있는 모든 이들의 가슴엔
이들의 지난 밤의 절실하던 소망보다 더 큰, 더 분명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듯 합니다.
온 산과 보이지 않는 어둠너머 저 하늘을 울리는 숨소리와 함성들...
찌불의 점잖고 선명한 푸른 올림 끝에
떨리는 두 손으로 당기고 있는 물소리처럼...
한 순간 마지막 얼굴을 찾기 위해 가라앉는 흥분과 숨소리처럼...
2007년 첫날을 시작합니다.
돌아서는 길이 시작일 것이라는 예감으로
2007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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