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곳입니다. 퍼온 글은 올리지 마세요.
80년도에 정말 장박(?)해 본 경험담입니다.
학교가면 군인들에게 두들겨 맞고 그렇다고 뭐 할 일도 없고 가까운 친구끼리 논산지(양촌지라고 저희는 불렀습니다.)에 갔습니다. 그리 오래 있을 줄은 모르고 갔습니다. 8월 더위에 밤에는 자고 아침에 잠깐 낚시하고 낮에는 또 자고 저녁에 잠깐 낚시하고 찌가 보이지 않으면 잤습니다. (칸데라 불빛으로 낚시하던 시절 입니다. 카바이트가 다 떨어져서...) 머리도 않감고 세수도 않하고 그냥 버텼습니다. 텐트를 치고 지내다 보니 가장 큰 문제는 먹거리였습니다. 누군가 시장을 보러 가야 하는 데 서로 가기싫어 카드로 제비를 뽑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토요일, 일요일이 오면 정말 좋았습니다. 당일이나 1박으로 오신 분들이 가져오신 모든 부식과 미끼를 저희가 잡은 고기와 교환하며 지냈습니다. 돈은 받지 않았습니다. 14박 15일...
집에 오는 길에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5일 만에 처음으로 각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우린 모두 "윽" 이었습니다.
친구의 얼굴을 보며 지낼 땐 몰랐는데 각자 자기의 얼굴을 보며 모두 놀랬습니다.
거지도 그런 거지가 없도군요.
귀신 같은 군인들은 거지같은 우리에게 '학생증'을 요구 했습니다.
문득 그 시절 생각이 나서 몇자 적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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