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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향산

(2008-03-24 23:58:46, Hit : 2502, Vote : 65)

옛날 이야기 한번 할께요.

1984년 경. 지금으로 부터 약 23전 쯤으로 기억합니다.
그땐 차도 없었고 낚시를 한번 갈려면 버스에 기차에 참 번거럽게 갔었습니다.
그래도 매일 낚시춘추 월간지 나오는 날만 기다렸고 한형주 박사의 붕어에 관한 책을 보며
붕어낚시에 한참 빠져들 무렵이었습니다.
요즘 같이 자가용에 네비게이션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도 보고 물어물어 찾았갔던 낚시터.
저 언덕만 넘으면 저수지가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정말 그곳에 저수지가 있으면 "와"하고 탄성이 입에서 절러 나왔지요.

언젠가 밀양 초동지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와 한번 찾아가기로 마음먹고 경남 밀양시 초동면이라는 것만 알고 출발.
일단 밀양시니까 기차를 타고 밀양까지가자 싶어 부산진역에서 기차를 타고 밀양역에 도착
그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약 40분가량 이동하여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매표하는 아가씨에게
초동가는 버스편을 물으니 2시간 후에나 있다고 그러네요.
옆에 있던 사람들이 낚시 갈려면 이 근처에도 많운데 왜 그 멀리까지 가느냐?는 말에 그냥 찾아간다고 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초동이 밀양에서 그렇게 멀리 있는지 몰랐습니다.
물어물어 수산이라는 마을에 가서 갈아타고 가면 된다하여 수산행 버스를 타고 약 50분 가량 이동하여 수산에 내리니
1시간 후에 버스가 있다네요.
날도 무지 더웠던 그날 난 그냥 걸어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초동쪽으로 걷기 시작 했습니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지나가는 차를 손들어 세워 몇번만에 얻어탈 수 있어 초동저수지 앞 신호리라는 동네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후 3시 넘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10만평의 둘레가 약4Km로 아주 멋진 저수지 풍경에 오늘의 노고가 싹 풀리는 마음이었습니다.
밤낚시 준비를 하고 낚시를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신발짝만한 붕어가 어찌나 잘 잡히던지 그날밤 난 너무 황홀했습니다.

다음날 난 "야 이제 어떻게 집에 가야하냐" 걱정이 태산이였습니다.
신호리 버스 정류장까지 터벅터벅 걸어가서 표를 살려고 하니 왠걸 부산 바로가는 직행 버스가 있네요.
그 당시 부산 조방앞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었는데 버스 한번만 타면 될 것을
기차에 버스를 몇번 갈아타고 걷고 남의 차 얻어타고 고생했던 그 때가 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올때는 참 편하게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로 초동지는 나의 낚시터가 되었고 나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안 가본지 오래되어 한번 찾아 가봐야겠네요. 차가 있으니 더 안 가지네요. 그 옛날의 추억에 손끝이 근질근질 합니다....

김대호 (2008-03-25 00:05:57)

제가태어나기2년전 이야기네요^^

수산이라는이야기가나오니 고맙습니다^^*

수산에 바로앞 작은 명례라는촌동네가 고향입니다 ^^*

겨울바다 (2008-03-25 08:22:12)

추억이 있다는것은 정말 좋은것 같읍니다^^

애담 (2008-03-25 10:04:45)

그 시절이 그워지시는 모양입니다 ^^
참 오랫적 추억이네요 !!!

뽀빠이 (2008-03-25 10:20:44)

아!!! 옛날이여~~~~
이런 노래가사가 생각 나시겠습니다.

반다리 (2008-03-25 11:44:43)

저도 85년에 갔었는데 버스에스 내려 한참을 걸었더랬습니다.
또 물은 거의 마셔도 될 정도였지요.
그 추억을 떠올리며 3년 전에 갔었는데
보트를 동원한 베스꾼만 있고 수질은 완전히 변해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차라리 아름다운 추억은 추억으로 묻어두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푸른하늘 (2008-03-25 11:45:17)

그 옛날의 초동지는 영~가삤습니다,,,
붕어는 거의 보이지 않고 베스만 바글바글 합니다..

일소일소 (2008-03-25 13:26:50)

몇년전에 초동지에 가보니 릴꾼들이 장박을 하고 있는걸 봤습니다.
호랭이 담배 필 적 이야기 입니다.

나무꾼 (2008-03-25 13:45:29)

마을에서 들어가면 물가에 돌탑 비슷한게 솟아 있습니다.
그 위에앉아서서 낚시 했든 기억이 새롭습니다.

용두산 (2008-03-25 14:00:40)

한손에 텐트 다른 손엔 대나무살림망
등엔 낚시가방 앞엔 애기지고... 한걸음 뒤엔 소라엄마가 먹거리들고 따라다녔지요.^^
그쯤 당시 제신혼때 낚시다릴때의 모습입니다.^^
기차로 버스로... 또다시 땀이 비오듯 걸었었지요.ㅎㅎ
그시절 다시안올련지...^^
추억의 좋은글 감사히 읽고갑니다.^^

쥰 (2008-03-25 21:19:26)

...그날밤 난 너무 황홀했습니다. ....
타성에 젖어 황홀함이 사라진지 오래된 저에게
많은걸 느끼게 하는 한마디인것 같습니다.

왠지 건새우님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자바 (2008-03-26 01:58:11)

열차타고 버스 몇번 갈아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모기향 피우고 칸델라 불빛(카바이트에 물 부은것)아래
수수깡으로 만든 수제찌(?)에 야광테입감고 밤낚시를 해도 붕어가 참 잘도 물어주었는데...
그시절이 불과 몇년 지나지 않은것 같은데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았네요.

민아찌 (2008-03-26 05:45:58)

7080세대 낚시인이라면 누구나가 유사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뚜벅이시절 낚시마치고 돌아오는 길 버스안에서 잠이들어 종점까지 갔던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버스 한두시간 쯤은 여유롭게 기다리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강 붕어 (2008-03-26 09:45:44)

저도 비슷한 경험자입니다.
자연지에 갔다가 한여름 땡볕에 함안 터미널까지 걸어서 철수하든 생각이....
그래도 그 시절이 참 그립습니다.

청어지 (2008-03-28 12:41:01)

정말 그땐 그랬었네요.. ㅎㅎ
낚시터까지 가기가 힘들었지만
일단 도착하면 씨알 좋은 붕어들이 쌓인 노고를 말끔히
씻어 주곤 했었는데... 그때가 그립네요.

북두칠성 (2008-03-28 16:51:58)

추억은 언제나...^^*

(2008-04-07 05:20:20)

지금은 스때문에 초동지가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렸지요.
아련한 추억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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