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 계 ~
바람이 찰지다는 갈대 곁을
아무른 의심없이 제치고 앉았다가
갑자 인생을 살아오면서
감당 못할 시련이 한 번쯤 없겠냐마는
그 모든 온갖 핑계들을
어젯밤에 다 갖다붙힌다
그래, 이리 안되는 조황이야 첨이지
그래, 예쁘게 사는게 능사는 아니지
다시보니 구름 한 점 없는 잔잔한 날이다
가을은 하늘에서 구름을 물들이고
바람 이는 들판도 싯누렇게 화장을 한다
늙어가도록
웬만한데는 다 가보았는데도
이 좋은 곳을 두고서
다음 또 새로운 장소를 고르느라 분분하다
큰거만이 붕어는 아니지
애꿎은 피라미만 튀기며
애꿎은 저수지 몇 죽이고 난 뒤에
집으로 향하는 하늘은 참으로 맑다.
..
* 찰지다 :빈틈없이 (차지다) 갑자 : 육십 능사 : 잘하는
피라미 튀기고, 벌써 저녁 준비하신다.
아침이 밝아오고......
물 안개와 함께 철수를 준비한다.
문산천 아침 풍경 큰물지고 더는 예전의 조황이 아니다.
밤 기온이 뚝 떨어져 방한준비도 없이 사시나무 떨듯 바람은 파라솔로 막고 다리도 자연스레 오무려진다
다른 저수지 몇군데 들먹이다 결국 마찬가지였을거란 핑계로 철수하기로 한다.
어젯밤 조과 붕어 몇 수, 잉어 두마리 그리고 갈겨니 돌고기 무수히 ,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밤은 벌써 겨울이 다 되어가는 추위였다.
갑자기 나타난 귀하다는 돌고기 성화도 만만치 않았다.
장유 휴게소 하늘은 가을구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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