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2박 3일 서울 출장길이다.
주요 업무는 목요일 오전과 금요일 오전에 각각 4시간이다.
목요일 일을 마치면 금요일 오전까지 프리다.
이미 출장지 근처에 낚시터 한곳을 봐 두었다.
밤골낚시터, 흐흐흐~~~
수요일 일찍 귀가하여 짐을 챙긴다.
낚시대 4대, 25두대 29두대.
받침대 두 대, 뒷꽂이 두 대.
바늘 집, 양봉철.
뜰채와 망.
이젠 밥으로,,,천하무상 프라스틱 통에 담고
지티에스와 보리보리, 글루텐, 펠렛 등.
마지막으로 옷가지와 신발을 담고 준비 완료.
가방이 잇빠이 데스네,ㅋㅋㅋ
공항 검색대로 낚시대는 못들어 가길래 수화물로 부치는데
아가씨 왈, "이거 비싼 거예요?" 한다.
간단하게 "예, 엄청요"
그렇게 통과하여 밤 늦게 도착하여 자고 아침에 일을 마친다.
서둘러 옷갈아 입고 낚시터 도착.
손님이 아무도 없다.
정말 홀로 고즈넉히 낚시를 즐긴다.
저 멀리 할아버지 한분이 오셔서 자리 잡으신다.
주로 붕어인데 간혹 바닥 잉어가 물면 목줄이 나가곤 한다.
그렇게 마리수 조과를 올린다.
신선이 따로 없다.
한참 조용하시던 할아버지가 오신다.
" 좀 됩니까?"
그래서 옆에 앉으시길 권했다.
오셔서 곧잘 잡으신다. 할아버지는 편대채빈데 지렁이를 사용하신다.
내 쪽으로 집어가 되어 있어 할아버지 지렁이에도 곧잘 나온다.
내 낚시가 재미 없을 무렵 할아버지 왈,
"나는 낚시 봉사 활동한다우"
"네에? 그게 뭔데요?"
"고기 잡아 수녀원에 주면 그 곳 장애인들이 잘 먹는다우"
"그래요, 그럼 지금부터 더 잡아 드려야 겠네요"
그래서 심기일전하여 신나게 잡았다.
금요일 일을 마치고 내려온다.
김포공항 검색대.
부산에서 문제 없었길래 낚시장비를 부치고 쉬고 있는데 공항 안내 방송으로
날 부른다. 검색대로 와 달라고,,,,겁나게 시리 , 짜증나게 시리,,,
가보니 프라시틱 통의 내용물이 이상한 게 있으니 확인시켜 달란다.
혹시 폭팔물이 아닌가 의심하는 눈치다.
" 아, 이거요. 이거 떡밥인데"
성분이 이상한 걸로 나와 혹시 폭팔물인 걸로 의심하여 확인하는 거란다.
즉시 열어 코에 대 주니 심하게 인상을 쓰면서 가란다. ㅋㅋㅋ
김해 공항 도착.
집에가 서둘러 옷갈아 입고 회사 실장 두명과 약속한 진례아이씨로 간다.
먼저 도착한 그들과 인사하고 밀양으로 간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인 제법 큰 저수지다.
미터 잉어들이 출몰한다는 저수지.
해서 준비를단단히 했다.
원줄 1.75, 못줄 다이니마 0.8호.
바늘은 아주 강한 이지누메로 양봉.
밥은 잉어 밥으로 하나 글루텐으로 하나 해서 달아 던지고
서둘러 밥해 먹고, 커피 한잔 때리고 각자 자리로.
나는 1미터 50권으로 자리를 잡는다. 수초가 없어 그 정도 수심이면 요즘
밤낚시에 괜찮을 것같아 그렇게 정했다. 우측에 수몰나무도 있고,,,
년전에 비해 물이 많이 빠져 있었다.
이 곳 고기들은 힘이 장사다.
20만 넘으면 쐑쐑쐑~~~ 하는 소리를 낸다.
간혹 잉어를 걸면 대도 못세우고 터트리곤 했다.
밥을 여러 가지 뷔페로 만든다.
10푼 정도의 찌를 단 36대에는 한 바늘에 옥수수, 다른 바늘엔 집어제.
8푼 정도의 32에 에는 한 바늘 지렁이, 한바늘 집어제
29대에는 집어제와 글루텐.
25대에는 갓쪽으로 붙여 새우.
23대에는 외바늘 글삼.
23대에서 간간히 찌가 올라온다. 주로 4치다.
갓쪽의 25대에서 중후한 찌올림이 나타난다. 새운데,,긴장하며 본다.
정점이다, 홱~~, 챔질. 덜커덩, 엄청난 저항. 한 덩치가 한 참만에 나온다.
힘으론 월인데 올려보니 27정도이다. 휴우~~~대단해요!!!
다시 정면의 36대. 분명 예신이다. 깜빡, 깜빡,,,기다린다. 정막이 흐른다.
서서히 오른다. 3마디 정도 오르다 순간 멈칫한다.
챔질하는 거지 모,
핑핑핑, 쇅쇅쇅하는 거지 모,
좌삼삼, 우삼삼하는 거지 모,
아 힘이 장난이 아니다. 좌측의 32대를 순식간에 건다. 아무리 돌리려 해도 안된다.
다시 25대를 걸려고 한다. 한 손으로 도저히 제압이 안되니 25대를 올려 놓을 수도 없다.
있는 힘껏 우측으로 대를 세운다.
징징징~~~대가 처절하게 운다.
아마 자기 능력을 벗어난 힘에 굴복하려는 듯하다.
버텨, 부려져도 좋아, 그러니 버텨.
팍악~~ 첨벙,,,,,,갑자기 물박으로 놈의 전신이 튀어 오른다.
아~~ 대략 80정도는 되어 보인다.
정신이 번쩍든다.
그래, 한번 해보자,,,,,
다시 슉슉슉~~~ 물밑으로 파고드는 놈.
갑자기 앞쪽으로 내 달리는놈. 36대가 줄과 함께 거의 일직선으로 뻣었다.
대를 세워야 하는데,,,,이러면 터지는데,,,이제 앉은 자리에선 제압이 불가능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앞으로 숙이며 발을 물속에 담그고 대를 세웠다.
다시 천천히 앞으로 당겨져 온다. 그때 엄청난 힘으로 물밖으로 용트림하는 놈을 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허전, 썰렁,,,,,, 끝.
원줄을 터트리며 유유히 사라지는 놈.
의자에 털석 주저 앉아 허탈해 하는 나.
역시 오늘도 터트리는구먼. 쩝,,,
누나가 오랜 입원에서 곧 나오길래 몸 보신용으로 잉어를 구할려고 일부러 온 곳인데.
너무 아쉬웠다.
갑자기 발이 시려웠다.
대를 모두 접고 차로 갔다. 히터를 틀고 몸을 녹였다.
잠이 안왔다. 그 놈의 잉어 때문에,,, 어느새 아침이다.
아침엔 수심이 앝고 물이 맑아 안오는 자리다.
수몰나무에 붙인 23대를 걷고 내림채비를 했다.
던지면 쪽, 던지면 쪽. 이렇게 재미있게 20마리 정도를 올렸다.
해가 떠면서 점점 작아진다.
가자, 정리한다. 그때 옆 자리의 아저씨가 온다.
알고 보니 그 분은 3년 동안 이 저수지만 판 사람이다.
내가 잉어를 걸고 터트린 걸 알고 오셨다.
자기도 수 없이 걸었지만 한번 도 못 올렸단다.
아예 채비를 약하게 하여 붕어만 건단다.
때 잘 만나면 붕어 20 이상으로 마리수를 하는데 간혹 월도 나온단다.
그 힘이 어떤 저수지 보다도 좋았다고 자랑한다.
같이 커피 한잔하고,,,오랜 친구처럼 많은 이야기를 한다.
오는 길에 국수집에 들러 국수 한그릇 하고 집에 와 잤다.
담주에 다시 갈까?
이번엔 원줄을 20으로 올려 도전해 볼까?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
아~~ 잉어.
아 내 대구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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