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손맛이 그리워 또 다시 삼락을 찿았습니다.
23일 오후 여섯시경, 지난 번 큰 손맛을 봤던 자리에 다시 점방을 차리고
2칸, 2.4칸, 2,5칸 이렇게 세대를 편성. 또 다시 하염없는 찌바라기에 돌입해 봅니다.
그날따라 다른 조사분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오랜만에 제대로 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 올 수
있었습니다.
해거름이 질 무렵.. 캐미를 달고
가지고 간 커피 한 모금에 쳇바퀴 돌 듯 어지럽던 일상의 분주함을 허공에 묻어버리고...
간혹 기우뚱 하는 잔잔한 입질이 몇 차례 있을 뿐,
제대로 된 찌올림 한 번도 없이 그렇게 온 밤을,
손을 뻗어 허공을 휘 저으면, 적막한 어둠의 공간이 산산이 깨져 버릴 것 같은 고요함속에
내 몸 하나 온전히 내려놓은 기분좋은 밤이었습니다.
지난 번 조행기때 말씀 드렸듯이 낚시엔 왕초보라, 원줄과 목줄의 구분도없이 그저 2.5호 줄
끝에 찌와 대략 부력을 맞춘(0점찌맞춤이라고 하더군요) 봉돌을 달고(수로라 유속이 있을 경우 찌가 흘러가는 바람에 봉돌하나 물려서 찌가 흘러가는 것을 막는 것 까지는 하고 있습니다^^),
외봉7호 바늘에 지렁이 서너마리 달아서 아무 생각없이 던져놓고 바라만 봅니다.
그렇게 새로운 아침을 만날때까지 발 앞 수초근처에서 잉어의 산란때문인지 물장구와 물거품이
여러번 일고,
그 때문인지 붕어의 얼굴은 끝내 만나지 못했네요.
오전 8시경... 붕어입질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찌올림이 있어(찌를 서너마디 정도 올리다가
왼쪽으로 잠깐 끌듯 하더니 내려놓고, 다시 서너마디 정도 올렸다가 왼쪽으로 끌고 가듯 하다가
갑자기 찌를 끌고 물속으로 들어가버리는 입질) 얼떨결에 챔질을 하고 보니,
대 끝에 뭔가가 걸렸다는 느낌은 오는데, 별다른 저항도 없고 순순히 끌려오길래....
잡어구나 싶어 쥐고 있는 2칸대를 높이 쳐드는 순간,
대 끝으로 갑자기 전해져오는 묵직한 떨림........ 아... 하마터면 2칸대 작살날 뻔 했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양손으로 대를 들고 버티기를 10여분(심리적인 시간으로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발 앞 수초대까지 우여곡절끝에 끌고와 보니,
큰 입을 헤 벌리고 모습을 나타낸 녀석은 65센티 정도의 잉어........
뜰채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 하고 있는데, 다행히 경붕사선배님의 조행기중
손가락으로 주둥이를 걸어올렸다는 글이 생각나, 저 역시 손가락으로 힘겹게 걸어 올렸습니다.
그 이후 오전시간에 블루길 3마리, 유치원 다닐법한 베스새끼 두마리로 마무리를 하고
끝내 붕어얼굴은 보지 못한 채 대를 접고 철수 했네요.
포인트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있던 떡밥봉지, 지렁이통, 담배꽁초, 엉킨 낚시줄등등은 수거하여
한봉다리 실천했습니다.
지난 번 삼락에서의 첫 조행기가 초보조사에게 찿아 온 큰 행운이었음을 확인하게 된
출조였네요.
언제 다시 그날의 영광을 볼 수 있을런지........
그래도 삼락으로 향하는 저의 발걸음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경붕사 선배님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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