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수중 생태계와의 교감
장마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전국의 강과 호수는 곧 자연의 정취를 만끽하고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로 붐비게 될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 때문에 마치 낚시가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주범인 양 비난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환경친화적인 낚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낚시는 기본적으로 수중 생태계와의 대화이다. 낚싯대와 낚싯줄을 매개체로 삼아 물속의 어류와 승부를 초월해, 감정을 주고 받는 행위이다. 그러자면 극도의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 낚시터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나아가 더욱 더 적극적인 자기 절제가 요구된다.
우선 미끼로 쓰이는 떡밥을 물속에 너무 많이 넣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뿌리는 밑밥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떡밥도 물속에서 분해가 잘 되는 것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일본에서 수입돼 떡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글루텐 성분은 분해가 잘 되지 않으므로 자제하자는 의견이 낚시꾼 사이에서 자주 나오고 있다. 차라리 지렁이와 같은 생미끼가 더 자연친화적인 미끼이다.
또 밑걸림이 심하다는 이유로 수초를 제거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행위는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이자, 물고기와의 자연스런 대화를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반칙 행위이다. 수초 제거는 물고기의 서식처를 파괴한다.
보트 낚시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낚시꾼들은 연안에서 고기를 잡기가 어렵게 되자 보트를 이용해 호수나 강의 한복판까지 ‘원정’을 가기도 하는데 이는 물고기의 씨를 말리는 행위로, 뜻있는 낚시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물고기 무리를 뒤쫓아가 붙잡는 행위는 비겁하다.
이와 함께 쓰레기는 현장에 두고 오거나 함부로 태우지 말고 되가져 와 정해진 소각장 등에서 처리하는 것이 참된 낚시꾼의 자세이다.
마지막으로, 잡은 고기는 방류하는 것이 어떨까. 낚자마자 살림망에 산 채로 보관했다가 철수할 때 조과를 확인한 다음 물속으로 되돌려보내면 마음이 뿌듯해지면서 귀가할 때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잡은 물고기를 매운탕 등으로 요리해 먹기 위해 집으로 가져오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뻣뻣하게 죽어 있는 모습을 보면 왠지 죄를 짓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경향신문) 김판수기자 2003년 7월 24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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