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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토)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앞길을 막는다.
오전내 하늘을 보다 지쳐 무작정 나서기로 했다.
아거들은 가기 싫다하여 그냥두고 동방불패(?)랑 둘이서 인터넷으로 확인한 팔봉산(해발 302 m)으로 출발.
얕으막한 산이지만 그 앞으로 홍천강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이다.
내리는 비는 끝내 그 산을 오르기를 말린다.
낚시는 비와 상관 없다는 평소의 소신을 믿고 이제는 낚시 가능한 장소를 찿는다.
동방불패는 뭐가 불만인지 옆에서 계속 쫑알대고...
내리는 빗속에서도 홍천강을 따라 계속가니 밤벌, 반곡, 모곡유원지가 나온다.
계류낚시나 견지낚시의 고장이다.
낚시점에 들러 견지낚시에 대해 묻던중 미끼를 구더기로 해야 한다는 말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낚시점주가 내 말씨가 갱상도 토속어라는걸 알고 자기는 상주 사람인데 말씨가 비슷하다며 근처 비장의 낚시터를 소개한다.
지렁이와 떡밥 한봉으로 보답하고 달렸다.
달리는 길이 무척이나 설랬다.
강원도 붕어야 기다려라.
밤벌유원지 오토캠핑장 근처에 있는 천혜의 낚시터.
근처의 밤나무에 가려 그 속내를 외부인에게 드러내 보이지 않는 곳.
산골을 타고 흘러 내린 물이 가운데 도로가 가로 막아 홍천강으로 흘러 들기를 잠시 멈추었다가 가는 곳.
약 100 여 미터, 폭 20 미터, 수심 1.5 ~ 2 미터.
수중 수초가 연안으로 자라 있고 붕어 마름도 있다.
그러나 현지인에게 이미 버린 몸이었다.
지천으로 늘부러져 있는 쓰레기가 잠시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정리부터하고 나서 대를 편다.
소오강호 2,5 칸 , 동방불패도 2.5칸으로 준비하고 떡밥과 지렁이 짝밥으로 시작했다.
30 분정도 지났을까하는 시간에 옆에 앉아 있던 동방불패의 찌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친다.
동방불패가 흡성대법을 시전하여 앙탈하는 넘을 꺼집어 낸다.
약 7치 정도의 토종붕어.
사진으로 찍기전에 이미 동방불패가 방생 해 버렸다.
이후는 낚시점에서 산 떡밥이 어분 성분이 많아서인지 피래미(?)가 달려들어 찌가 막 춤추기 시작한다.
동방불패랑 살아온 얘기, 아가들 문제, 앞으로 살아갈 걱정하느라 그냥 바라 보기만 했다.
내리던 비가 점점 거세져 폭우 수준으로 변하고 강 주위에 설치된 확성기에선 홍천 주변의 일기가 급변하여 경계경보를 발령 했으니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한다.
천둥 번개도 간간히 치는게 여간 아니다.
하늘을 상대로 싸울 이유가 없다.
아쉽지만 대를 걷는다.
돌아오는 길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낮게 드리워진 구름은 잠시 세상을 잊게한다.
내일은 집으로 간다.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3-26 01:39)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2-1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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