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철새 ＇수난시대＇
철새들의 왕국인 주남저수지에 수십년된 폐기물 수백개가 방치돼 철새를 위협하고 있는데다 불법 어로행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창원시와 농업기반공사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경남지역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농업기반공사가 장마에 대비,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동판저수지·3천8백㏊) 물을 빼 수심 3m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폐그물 200개가 바닥에어지럽게 널려 있음이 확인됐다.
그물은 5~10년된 것들로 십자형이나 통발까지 설치돼 물고기 씨를 말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는 백로 왜가리 등 여름철새 500여마리가 먹이를 찾아 그물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헤치고 다니고 있어 그물에 걸려 폐사할 수도 있다.
마창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그동안 창원시가 주남저수지서 벌인 환경보호캠페인이 얼마나형식적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창원시와 농업기반공사는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며 서로 책임 떠넘겨 환경단체들의비난을 사고 있다.
주남지가 농업용수공급 시설로 분류돼 관리를 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는 “환경문제는 시책임”이라고 하는 반면 창원시는 “동판저수지는 내수면 어업허가 구역이 아니므로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주남저수지는 창원시가 지난 2001년초 생태계 보호를 위해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수위가 높아질 경우 어로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판신마을 앞 둑에서 길이 5m, 너비 1m의 목선 1척이 발견된 것을 비롯, 마을 부근 저수지일대에서 모두 3척의 목선과 철선이 확인됐다.
(국제신문) 2003년 6월 24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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