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서식하는 민물고기 가운데 외래종이 한반도 고유종의 절반에 이르면서 토착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립수산과학원 주최 ‘토종 담수어 유전자원 현황과 보존방안 심포지엄’에서 청평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논문 <외래종 도입 현황 및 연구 방향>을 통해 외래종 민물고기로 인한 생태계의 피해를 경고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에 사는 민물고기 212종 가운데 한반도에만 분포하는 고유종은 53~59종이고, 1929년 일본에서 들여온 대화잉어를 비롯해 외래종 민물고기는 관상용을 제외하고도 28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60~70년대에 향어, 찬넬동자개, 틸라피아, 블루길, 베스, 떡붕어 등 번식력이 뛰어난 대형종을 집중적으로 들여와, 블루길 베스 등은 확산돼 민물고기를 잡아 먹거나 먹이경쟁을 하며 토착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외래종은 국내 토종과 교잡해 새로운 변종이 생겨나고, 외래종과 함께 들어온 세균과 벌레 등도 퍼지고 있다고 이 박사는 주장했다.
반면 한국 고유의 민물고기는 최근 30년 사이 종어와 서호납줄갱이 등이 멸종했고, 12종이 특정야생동식물에 포함돼 관리를 받는 등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토착 생태계의 보존을 위해서는 외래종을 도입할 때 사전검토를 신중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존 도입종의 생태계 적응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한겨레 200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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