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대충	(2006-07-01 11:02:39, Hit : 1107, Vote : 20)

행복했던 1주일(2)

토요일에 새벽 2시 30분까지 낚시를 하다 스위스 전을 보고 자고 일어나니 오후 3시다. 배도 고프고 해서 아내에게 한마디 던졌는데 아내는 저기압이다. 사소한 일이 점점 커서 시집살이 이야기가 나오고 언성이 높아진다. 더 이상 집에 있으면 더 크게 싸울 것 같아서 낚시터로 피신간다.

  지난주에 갔던  진성의 깨끗한 소류지가 생각이 났다. 차를 몰고 가면서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후회도 되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착찹했다.

  진성ic에 내려서 국밥을 한 그릇하니 어느 정도 정신이 든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낚시터에 온 것을 골치 아픈 생각을 그만하고 즐겁게 낚시를 하자고. 생각을 바꾸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상류 쪽에 자리를 잡고 낚시대를 펴는 손이 바빠진다. 옛날에 했던 것처럼 집어제를 미리 뿌리고 오늘은 제대로 내 나름대로의 낚시를 해보기위해 보리보리+삼색어분+천하무쌍을 주력대 2대로 뿌린다. 지난번에 내 낚시대를 끌고 갔던 놈이나, 이 곳에는 잉어도 많다고 하던데... 오늘 두가지 중에서 한가지만이라고 성공해보자. 꿈에 부푼다.

  집어제 뿌린 후 나머지 낚시대 2대(2.8)를 더 펴고 옥수수를 달고 새우채집망도 던져 놓는다.
뜰채도 펴고 오늘은 꼭 일을 낼 것 같다. 다시 글루텐3로 본격적인 낚시를 한다. 9시가 되니 찌를 쭉 올린다. 5치,  옆의 대에도 6치, 4치, 5치, 최대 7치까지 따문따문 나오지만 입질은 계속 이어지고 그때 갑자기 쏙 내려가는 입질, 잉어입질이다. 싶어서 얼른 대를 채는데 원줄(1.2)이 뚝  찌가 저수리 가운데로 흘러간다. 아깝다. 그놈 얼굴이나 봤어야 하는데...  다시 줄을 매자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어떻게 한다.... 아! 3.2대 한대가 남았으니 70cm잘라서 2.8대에 메면 되겠구나.. 자신이 대견스럽다.
  2--3시에는 입질이 뜸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꾸준히 계속된 입질, 그런데 밤에 조용히 듣고 있으니 졸졸 물소리가 나면서 고기들이 철퍼덕하는 소리가 들린다. 새물유입구!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곳에 대를 폈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급이다. 그렇다고 오밤중에 옮길 수도 없고... 내일 날만 밝아라 바로 달려가리라!

  1시가 되었을때 건너편에서 낚시하시던 3분의 조사님도 주무시러 가시고 오로지 저수리에는 나 혼자 만 있다. 자연과의 교감을 느끼며 내가 땅부자가 된 느낌이다.  멀리서 고라닌지 노룬지 싸!-- 하는 가래걸린 소리같은 기분나뿐 소리가 난다. 몇 번 멀리서 소리가 나니 갑자리 가까이서도 응답이라고 하듯이 크게 짖어댄다.  울린다. 고기 다 도망가겠네. 내가 고함을 질러도 막무가네 그렇게 그 놈은 20분을 더 떠들고 나서야 어딘가로 돌아간다.

  3시가 넘으니 벌써 밝아지려고 조금은 어둠이 달라진다. 4시가 되니 차차 밝아진다. 완전히 밝아지면 바로 옮기리라... 그 생각뿐이다.

  그런데 5시 반 쯤 됐을까? 건너편 조사님도 일어나셨고 옯겨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느데 둑에 농부님 2분의 목소리가 크다. 경운기로 물을 밸 모양이다. 아니 장마철인데 물을 안 빼도 될텐데... 에이 낚시 다했네. 그래도 농부가 우선이지. 경운기 소리가 났다. 그쳤다. 반복한다. 자리는 옮기지 못하고 있다. 조금만 빼다 말것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헬리콥터가 저수지 위을 나른다.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아예 저수리옆에 내린다. 산림청에서 밤나무 항공방제라고 한다. 저수지 주변을 돌고 다시 내려서 물과 농약을 싣고 하기를 3-4번 .... 소리는 어찌그리큰지.  그리고 너울도 출렁인다. 새쌈 알게된 것은 헬기가 사라져도 너울은 10분 정도나 오랬동안 계속되고 나서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낚시는 잘 안되었지만 신기한 풍경들이었다.

  철수할 타이밍을 놓치고 갑자기 비가 쏱아진다. 그치기를 기다리다. 11시 우중에 철수를 감행했다. 잉어나 월척은 실패했지만 붕어의 손맛, 찌맛은 실컷 보았다.
4치---7치 30수, 3치 30수 새우와 떡밥에는 7치 한 마리 4치 한 마리... 오랬만에 흐뭇하다. 우중철수를 했지만 이 좋은 낚시터를 보존하기 위해서 내 자리의 쓰레기를 깨끗하게 봉투에 담았다. 아쉬운 새물 유입구..... 그런데 오늘(7월 1일) 동료와 다시 새물유입구를 노려보기 위해서 출조를 한다.

  다음에는 사진도 같이 올릴 수 있었으면, 새물유입구의 결과도 올리길 기대하며 오늘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도 출조를 한다.

왕짜집기 (2006-07-01 11:14:49)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진행되는 조행기 차분히 음미합니다
오늘 저도 출조해야되는데 강우가 걱정되고 있네요..
암튼 새물유입구 결과를 기다려 봅니다..

낚시바늘 (2006-07-01 11:30:44)

좋은시간 보내신것 같습니다
낚시인만이 할수있는 자연을 벗삼아 나만의공간 나만의 시간들을 즐기수있는 ...
너무도 멋진 조행기인것 같습니다 오늘 꼭 대박하실겁니다

대충 (2006-07-01 11:50:05)

저의 보잘것없는 조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회원정보를 보니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비싼남자 (2006-07-01 11:58:42)

저는 드디어 2.5칸 낚시대를 구입했습니다..(낚시대만;;)
저두 대충님처럼 고기 많이 잡고싶습니다...
주례 반도아파트사시네요...만약 주말에 밤낚시 가시면 연락주세요^^
수고하셨ㅅ브니다..

느티골 (2006-07-01 12:08:11)

피신이 아니고 피난 입니다..피난.../난을 피하다 ...避亂/

육이오 사변때도 부산에 피난민들 많았는데
부산에는 피난댕기는 사람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군요...

저도 부산서 피난살이 처량스레 했습니다.
사십계단 층층대에 앉아서..

도깨비 (2006-07-01 12:50:24)

주말 출조때 즐거운 마음으로 나가면 꽝이 다반사 입니다.
싸우고 나가면 마음이 불편해서 집중은 안되는데 붕어들은 얼굴을 자주보여 주더군요.

비새 (2006-07-01 13:06:19)

손맛도 보시고 보기힘든 헬기 물퍼가는것도 보시고..
비가 많이 오는데..
조심해서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고속붕어 (2006-07-01 16:04:02)

원줄1.2호가 찌윗부분에서 터졌군요...
얼굴이나 보셨으면 속이라도 편하셨을텐데

다음에는 3호줄이상으로 채비하셔서 확끌어내십시요
다음 조행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낚시할때마다 저도 집안일을 생각할때마다 제자신이 너무소홀했나 생각이듭니다
조용한 곳에서 홀로 낚시대를 드리울때마다....

잘할려고 하지만 마음대로 안되는것이 무엇일까하며
좀더 행복하고 아껴주며,이해하며 살아도 짧은 시간인데요.....

조행기를 읽으며 새삼 그런 느낌이 들어 .....

사랑이네 (2006-07-01 17:14:25)

세상에 느끼실건 다 느끼셨네요 ㅋㅋ
수고하셨습니다^^^

입질삼삼 (2006-07-01 18:37:32)

후편이 기대가 됩니다.
대박 하시기를....

달보 (2006-07-01 20:47:39)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우러기 (2006-07-02 17:28:28)

수고 많으셨네요
다음에는 대박 하십시요

나무꾼 (2006-07-03 10:58:35)

집에서 출발하실때 즐거운 마음으로 가셨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집에 가시면 가족들 위로 잘해주십시요.
수고 하셨습니다.

(2006-07-08 12:32:53)

수고하셨습니다.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대충 (2006-07-13 11:23:59)

사랑과 평화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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