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파로호 물빼내 생태계 신음 주민생계·산수원 오염 대책
낚시를 즐기는 이가 아니라도 강원도 화천군의 파로호에 다녀간 국민들이 꽤 많을것이다. 1940년대 화천댐 건설로 조성된 파로호는 북한강 최상류 수계의 청정한1급수로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 맑은 물을 담고있던 파로호가 고사할 위기에 처해있다.
정부는 지난 1987년 북한이 건설하던 금강산댐에 대응하기 위해 평화의 댐을건설한다며 파로호 안의 물을 일시에 빼내 호수 생태계가 크게 파괴된 적이 있다.
공사가 끝난 뒤 파로호에 물이 다시 차면서 상처가 겨우 아물었으나 지난 2001년11월에 평화의댐을 월류하는 홍수와 금강산댐 이상징후에 대처한다며 평화의 댐증축공사를 시작하면서 파로호의 물을 다시 빼 생태계 파괴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물빼기로 생태계가 복원되기 위해서는 15∼20년이나 걸릴 것으로추산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파로호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어민, 횟집, 민박 등은 물론 뱃길 이용,농업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도 재발했다.
이 때문에 벌써 파산해서 잠적한 이가 있는가 하면 빚을 내어 빚을 갚는 악순환이되풀이되고 도회지로 막노동을 하기 위해 이주하는 이들이 속출하는 극심한 고통이발생하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피해보상을 질질 끌고 있다.
파로호의 피해는 비단 호수 주변의 주민들뿐 아니라 화천지역 전반의 경기에도막대한 타격이 되고 있다. 평화의댐 공사 전에는 하루에 1천명 이상 되던낚시관광객이 1년에 1천명에도 못미쳐 관광수입 등에 의존하던 화천지역 경기는공황상태를 맞게 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1987년 평화의 댐 처음 공사 때와는 달리 지금은 파로호 상류인평화의 댐으로 흘러드는 물이 금강산댐에서 차단돼 절대적인 수자원 부족현상이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즉 파로호 생태계가 이미 파괴된 데 이어 유입수량마저 부족해 파로호의 오염이급격히 진행되는 등 이중의 피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비단 화천지역뿐만 아니라 하류지역인 춘천, 수도권의 상수원오염 피해로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어 정부가 수자원 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나서야 한다.
이에 따라 화천군민들은 하루 빨리 파로호 유역의 피해주민에 대해 신속하고전향적인 보상을 실시하고 평화의 댐 주변지역 정비사업 실시, 파로호 회생사업전개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또 파로호가 죽음의 호수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평화의댐과 화천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한 뒤 종합적이면서 일원화된 관리를 해주도록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파로호가 살아야만 화천군민과 지역경제가 살고 넓게는 수도권에 맑은 물을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석범/강원도 화천군 평화의댐 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
(한겨레신문) 2003년 3월 1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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