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갯벌 '철없는' 낚시꾼에 철새들 수난 장화 신고 인공섬 마구 휘저어…생태학습장 의미 ‘무색’
최근 간조기를 맞은 마산 봉암갯벌에 물이 빠지면서 ‘양심없는’낚시꾼이 몰려들어 쉴 곳을 찾아 날아든 철새들이 오히려 갯벌에서 내쫓기고 있다.
이들 낚시꾼은 봉암갯벌 앞 표지판에 ‘갯벌 내 무단출입 및 철새 위해 행위’를 금지해달라는 행정당국의 권고에도 불구, 이를 무시한 채 버젓이 낚시행위를 일삼고 있다.
2일 오후 2시께 마산 봉암갯벌 주변에는 15명의 낚시꾼들이 모여 낚시를 즐기고 있었으며, 이중 5～6명은 인공섬에서 자리를 잡고 숭어 등을 낚았다.
낚시꾼들은 장화를 신고 인공섬을 서슴없이 지나거나 인공섬 주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진을 치는 등 철새들의 휴식처로 마련된 인공섬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흰죽지·혹부리오리·청둥오리 등 철새와 갈매기떼는 공단지역 옆쪽에서 내몰려 먹이를 찾았으며, 낚시꾼이 오가는 인공섬 근처에는 날아들 기세도 보이지 않았다.
한 낚시꾼은 “숭어가 많이 올라오는데 오늘은 영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기자가 “여기서 낚시를 해도 됩니까”라고 묻자, 답변을 피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지난달 주차장과 각종 편의시설이 만들어지면서 예전보다 낚시꾼들이 많이 모이는 대신 철새들은 보기 어려워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창원에 사는 홍모씨는 “1일이 휴일이라 그런지 낚시꾼들이 많이 몰렸었다”며 “주차장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은 낚시꾼이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홍씨는 “철새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인공섬에 낚시꾼들이 들어간 것을 보고, 112와 마산시에 신고했지만 처벌할 수 있는 법규정이 없다며 어쩔 도리가 없다고만 했다”고 말하고 “그렇다면 자연학습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현행법상 갯벌에 들어가 낚시나 조개류를 캐는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단속할 수 있는 마땅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마산지방해양수산청과 마산시·경찰서 등 관련 당국도 특별한 제재나 처벌을 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자연환경과 관계자는 “마산만 수질이 3급수라 여기서 잡은 숭어를 먹으려고 잡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 낚시를 즐기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제재나 처벌을 가하지 못하더라도 행정적 지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곧 낚시와 패류 채취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공익요원 2명을 배치시켜 이를 막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암갯벌 낚시군 "제발 절제해 주세요" 조미령 기자 / miju@dominibo.com
속보 = 최근 물이 빠진 마산만 봉암갯벌에서 낚시를 즐기는 인파(1월 3일자 18면 보도)가 늘어나자 관계당국이 철새보호를 위해 나섰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3일 봉암갯벌 앞에 ‘마산만 봉암갯벌은 철새도래지역입니다. 철새보호를 위해 낚시행위를 삼갑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이날 갯벌을 찾은 낚시객들에게 낚시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박길환 해양환경과장은 “생태학습장과 인공습지 등을 마련한 것은 철새도래지로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었는데, 낚시객들이 철새를 내쫓는 격이 되어선 안될 것”이라며 “봉암갯벌 간조시 낚시행위를 통제할 수 있도록 인력을 파견, 낚시객들의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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