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소오강호(2003-07-12 16:17:59, Hit : 653, Vote : 26) 
 금연 조행(3) - 캐치 앤 릴리즈

한달 하고도 하루 째
3주가 지나자 나오던 가래도 멈추었고, 아프던 위도 편해지니 이젠 식욕이 왕성해져 아랫배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말랐던 몸에 배가 나오니 스타일 망가졌다.

어제까지 오던 비가 아침이 되니 멈추었다.
일어나자 말자 여보님한테 묻는다.
오늘 어쩔 거냐?
집안 일도 있고 하니 저녁에는 안되겠다. 그냥 오전에 혼자 하고 오란다.

고민은 지금부터다.
어디로 갈까?
월척 했던 곳에서 다시 한번? 아니면 아쉬운 대로 손맛 볼 수 있는 곳?  그도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이럴 때 담배한대 하면서 생각해야 딱인데....

작년에 이맘때 비 그치고 난 후 오후에 찾아가서 서너 시간 동안에 관고기 조황을 안겨 줬던곳, 봉곡늪(지?) !!
목표를 정하고 조랑말에 올라 신나게 달렸다.
덕산을 지나니 문득 주남지 막창(?)이 생각나 철새 도래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먼저 달구똥 있던 곳으로 가니 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고 많던 포인트들은 물에 잠겨 진입이 불가했다. 다행인 것은 이곳의 달구똥은 말끔히 치워져 있고 진입로도 공사하고 남은 것으로 보이는 아스콘으로 되어 있다. 물 빠지면 다시 오리라.
다시 주남지 수문 쪽으로 가니 이곳도 주 수로는 앉을 자리가 물에 잠겼다.
대신에 다섯 분 정도 샛수로에 앉아서 즐기고 계신다. 위에서 보니 도저히 내 자리가 나오질 않겠다.

다시 내 조랑말은 첫 목적지로 달린다.
산남지를 보니 벌써 많은 차들이 와 있다. 보나마나 하나마나한 산남지는 제쳐두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내가 점찍고 간 그 자리는 벌써 남의 차지가 되어 있다.
일단 탐색에 들어갔다. 점찍던 그 자리는 적당한 탁류 및 마름들로 인해 최상의 포인트지만 많은 사람이 다녀간 자리라 날이 갈수록 자꾸 긴 대로 노려야 한다. 이미 내 스타일이 아닌 곳이다.
제방 쪽으로 보니 물이 많이 탁하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니 물색이 조금 나아 보이고  앞쪽에 두칸 반대 길이에 뗏장수초가 좌우로 있고 세칸대 길이에 마름이 있는 자리를 골랐다.
한가지만 빼고 모든 조건은 최상이다.  
문제는 수온인데...  
손을 넣으니 조금 차게 느껴진다.
오늘의 대상어는 토종이다. 떡과 희나리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동안 써지 않던 2.8, 3.2대를 꺼내들고 거총해 본다.
이때쯤이면 생각나는 담배 한 대.
그러나 이젠 그냥 지나칠 수 있게 되었다.

아쿠아텍으로 집어 시작.
십여차례 헛챔질 후 글루텐류 3 종류 짬뽕으로 묽게 해서 1차례 투척하자 곧 바로 피리가 인사를 한다.
피리를 즐기던지 피하던지를 해야할 차례다.
종종 써먹던 방법,
두 대중 2.8대에는 집어제 및 묽게한 미끼로 3.2대는 미끼를 단단하면서도 조금 크게하여
투척, 기다린다.
드디어 3.2 대에서 신호가 왔다. 2마디 올린 후 바로 잠수한다. 내려가되 경망스럽지는 않다. 챔질하니 제법 앙탈을 부리면서 올라온다. 예상대로 6치 급 토종 붕어다.
캐치 앤 릴리즈.
2.8 대는 계속 춤을 춘다. 한번씩 꺼내 미끼를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달아 계속 넣어 준다.
계속해서 3.2 대로 두수, 세수,  .......다섯수 까지 세고 그만 잊어 버렸다.
항상 다섯 마리만 지나면 정확한 마릿수는 알기 힘들다.
내 한계다.

오후 1시정도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담배끊고 난 후 생긴 현상 중의 하나인 시간이 되면 먹어야 한다.
때 마침 8치 정도의 붕어를 마지막으로 점방을 걷었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에 여보님이 담배 값이 오천원으로 될지 모른다고 한다.
특소세, 근소세 인하로 세수가 걱정이 될텐데........
보건복지부 장관님 한갑에 이만원이 어떤지요?
피는 사람 적게 피우니 좋고 세금 많이 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명분 심어 좋고
안 피는 사람 건강에 좋고(배는 나옴)  가정 경제에 도움되니 좋은데.........

오늘로 31일째 금연이다.
경험자의 이야기로는 또 한고비가 시작되는 시점이란다.
그렇지만 지금도 피지 않고 있다.


********
봉곡지에 쓰레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물론 제자리는 치웠지만 가지고 다니는 봉지는 한계가 있고, 솔직히 엄두가 나질 않아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습니다.
딱히 갈데가 없으신 분들은 주말에 이곳으로 가셔서 손맛 보시고 모두 조금씩이라도 치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일소일소 (2003-07-12 18:27:02)  
소오강호님 끈기가 대단하십니다
일전에 금연상태가 궁금하여...
답글이 없어서 이제는 끝났는갑다했는데...
넉넉잡고 3001째되는날 월척한수걸고 아니면4짜한수걸어놓고
담배한대...어떨까요?
밤낚시 (2003-07-12 19:04:58)  
지하고 얼쭈 갈은날에 담배를 끊으셨군요.
정말 잘 하신겁니다.정말이지 목이 그렇게시원할지 몰랐어요.
안피우고나서 아직낚시는 안가보았지만 이제는 가도 될것같군요.
특히 밤낚시만 가면 하룻밤에 한갑반을 죽여버렸는데.
또 피울것같아 여테안같는데 이제는 참을 수가 있겠네요.
강호님 앞으로 계속 금연바라고 좋은 조행기. 재미있는글 올려주세요.
찌바라기 (2003-07-12 20:07:36)  
강호님 산남지 갔던 시간에 저도 산남지서 대편성 하고 있었는데....
옆의 조사님 떡 올리는것 보고 철수 했슴다
중태기 (2003-07-12 21:07:24)  
인내력에 경의를 표합니다.저도 각오만 벌써수십번..하여튼간 대단하십니다.
진영붕어 (2003-07-12 23:23:34)  
물가에선 왜그리 그리운게많은지...
시간나면 먹는게 담배라...저도 이젠 끊어버리고 싶은데 뜻데로 안되네여.
두달정도 금연 했다가 지금은 두배로 늘었으니...
저도 곳 강호님 따라 금연해야죠.집사람이 끊기만하면 어디든 가랍니다 혀서...
안빈낙도 (2003-07-12 23:30:58)  
소호강호님,담배땜시 술을 사양하시던 명관지에서의 만남이 엊그재같은데 용케도 한달을 넘기셨네요. 그래요, 그렇게 한달만 더 넘기시면 큰 어려움은 없을겁니다.
봉곡지에서는 쏠쏠하게 손풀이 하셨네요.다음 만날땐 담배 유혹따윈 상관없이 한잔 하실수 있는 모습을 뵐수있으리라 기대해 볼께요. 늘....건강하시길.
덜렁군 (2003-07-13 06:23:13)  
금연! 무림의 제패한 소오강호님도 힘들어 하시는것이 있네요.... 담배의 유혹
담 출조에는 담배의 유혹을 팍!팍!팍! 날려버릴수 있는 월척 하시길....
왕초보 (2003-07-13 09:36:23)  
짭짤한 손맛보심을 축하드리구요.
그리고 금연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끊고는 싶은데 평소에는 많이 피우지
않다가도 물가에만 가면 계속 물고 있어야
되니 아예 금연할 생각을 못합니다.
재미난 조행기 잘 봤습니다.
송애 (2003-07-13 10:41:35)  
강호님 여태것 금연을 하신다니 감사합니다..계속이어 가시길
손맛 축하드립니다
나도 언젠가 한번더 시도 해봐야 하는데 [삼세번]
담배값 자꾸 올리면 애연가들만 주머니가 축나는데 이 일을 우짤고
붕가리 (2003-07-13 11:06:00)  
봉곡지엔 베스땀시 피리가 없는줄 알앗더만... 우짠일고....
정념 (2003-07-13 12:10:35)  
금연하신다고 마음고생하시는 얘기,
장마의 한 중간에서 목표하신 눈맛 보신 얘기,
어디를 가야만 하나...요즘 낚시인들이 가장 갈등해야만하는 얘기,
그리고 저 같은 애연가 덤뿍 바가지 씌우시는 얘기 ㅎㅎㅎ ^.^

소오강호님의 정갈하신
글로써 오늘도 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003-07-14 10:56:43)  
소오강호님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담배 잘 참고 계시네요. 화이팅입니다요.. 그리고 봉곡지는 제 개인적으로 서너번 방문하여 한번도 붕어얼굴 못본 곳이기도 한데 손맛 보셨네요. 쓰레기가 많다는 소식에 좀 안타깝기는 합니다. 회원님들 다녀가시면서 인근에 있는 쓰레기도 살짜기 담아가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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