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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땅	(2006-09-05 21:06:50, Hit : 2180, Vote : 382)

낚시 외에도 또다른 보람과 재미가...

저의 인생, 살다 보면 숱한 사연과 기쁨과 서먹함들이 뒤섞일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 낚시 가방 달랑 매고 하염없이 혼자 나서는 걸로 모든 걸 못 본척 잊는것, 나만이 한 껏 즐거운 일상인걸로 생각하며 지내 왔습니다 살아왔습니다.
오로지 낚시라는 내 인생의 구김없는 좌표가 세워져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오늘 느꼈습니다 깨달았습니다.
어느 누군가가 또 아무도 일깨워 주시지 않았기에 깨달음이 그렇게 늦은겐지도 모른다는 회한이 가슴을 누릅니다.

경붕사 선 후배 회원님,
사실은 알고 보면 오랜만에 해본 외도 였습니다.
이 외도는 낚시 라는 외골 인생에서 만 느낄 수 있는 외돕니다.

전 올해로 울 마눌님 만난지가 40년 쨉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니 마파람이 태풍 수준이어서 오늘 출조는 포기하고 쇼파에 앉아 모자라는 하품이나 싫컨 해볼 작정을 하고 이른 새벽부터 경붕사 안에서 뭉그적 거렸습니다.

한숨 싫컨 자고나니 마눌님 모처럼 운을 뗍디다. 열한시 쯤 입니다.
"여보 세상 시끄러운 '괴물' 함 보러 가입시다" 지공도사 지공여사 지하철 공짜 타고가면 경노할인 4000원이랍니다.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르고 은연 중 저도 호기심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함께 갔습니다. 대영극장 3관에서 나란히 앉아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대의 힛트 작품이라는 '괴물'을 모처럼 다소곳 감상했습니다.
괴물이 솟구칠 때엔 마눌님 놀랄까 봐 손도 꽉 잡아줬습니다.
결혼 후 마눌님과 함께한 영화 관람은 딱 세번, 저가 처음 '베어'를 두번째 세번짼 마눌님이 천거한 '왕의남자'와 오늘 '괴물'이였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마눌님이 "세상에 둘도없는 영환것 같다"며 이끌고 간 영화 두 편은 모두 별로 별로 별로였습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어둑한 영화관에서 마눌님 손도 꼭 쥐어주고 간간이 재미를 부풀리며 함께 선 웃음도 지었습니다.
영화관을 나서며 내내 즐겁고 행복 해 하는 마눌님 모습 간만에 보니 저도 덩달아 진짜로 행복해 지는 듯 하더군요.
우리 마눌님 밝게 웃는 동안 저 곰곰 생각했습니다
"언제 부턴가 티 없이 마중해 주던 남편의 낚시길이 속 마음 남편과 함께 하고픈 소망 때문에 서운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르러서야 다소 미안 했었다고 생각키웠습니다.

그라고 보니 마눌님과 함께한 할매 칼국수 한 그릇이 그토록 구수하고 즐거웠는 지 모릅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괴물이란 영화 절대 보시지 마시라는 생각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모처럽 우리 늙은 마눌님과 함께한 영화관 나들이는 한 평생 낚시가 전부였던 저의 인생에 오늘 또 색다른 느낌과 보람과 재미를 느끼게 해 줬습니다.

내일 또 멀리 찌불 세워보러 갑니다.

왕짜집기 (2006-09-05 22:16:37)

저도 집사람 선볼때 영화한편이 전부입니다

어제 집사람이 괴물보러 가자할때 이천만명이 입장하면 한번가자 라고

주말이면 낚시이외엔 아무생각이 없어서 큰일입니다...좀 변해야 되는데..

월척의꿈 (2006-09-05 23:14:11)

아직 저도 괴물 못봤습니다(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네요^^*)
비디오로 언제 나올려나 모르겠네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셨겠습니다 행복의 내음이 이곳에 퍼져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09-06 08:31:28)

낚시 대선배님의 아름다운 시같은, 조금은 특별하다 생각하시고 표현하신
나들이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오래도록 함께 하시며 사랑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어디로 찌불 세우러 가시는지요.. ^^

송애 (2006-09-06 09:06:46)

요즘 극장 가볼만하데예..
저도 얼마전에 월미도란 영화보로가니.요즘 극장 예전과는 좀 다르더만예...
선배님도 가끔 사모님과. 사모님 좋아하시는것 해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선배님 극장안에 선배님 년세 되시는분 있습디꺼.^_^

새벽물안개 (2006-09-06 09:41:59)

우리마눌님은 영화보러 가자고하면 현금으로 달라고 하데요? 분위기 팍! 깨지데예,
그래서 극장가자는 얘기는 입밖에도 꺼내지 않키로 작정 했심미더.

초월 (2006-09-06 10:21:29)

두분의 행복하고, 다정한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즐거운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주자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나이키 (2006-09-06 11:24:51)

다정한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듯합니다.
두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나무꾼 (2006-09-06 11:54:18)

아름다운 외도였습니다.
외도를 자주 하셔야 될것 같습니다.^^

해울 (2006-09-06 12:46:40)

항상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1호줄 (2006-09-06 14:38:28)

선배님 다음 손 꼭 잡으시고
귓속말로 작은 소리로 "사랑해"
한번 하시면....
항상 건강 하십시오.

푸르지오 (2006-09-06 17:59:16)

항상 두분 건강하시고
낚시외에 즐거운일을 만들어 가시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밴다골 (2006-09-06 21:15:41)

잦은 외도를 기대해봅니다.
찌불 현란하기를 빌어봅니다.

붕어와잉어 (2006-09-06 22:25:33)

40년이라는 세월... 엄청 저에게는 엄청 길게 들립니다.저는 이제 고작5년인데..4번의 강산이 바뀌어도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시는것 같아 내심 부럽습니다... ^^ 그리고 외도는 가끔씩 하시는것이 행복을 유지하시는 비결 같습니다.ㅋ^^

비새 (2006-09-06 22:42:08)

멋지게 찌불이 올라오기를 바랍니더.
항상 건강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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