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낚시를 해야할까?"라고 생각해봅시다.
70년대만 해도 대나무낚싯대 한 대로 공릉저수지 같은데서
하룻밤 밤낚시에 살림망 한 칸정도를 붕어로 가득 채우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지방의 동네방죽에서는 아이들이 이불 꿰매는 굵은 흰 실에
못을 구부려 달고 점심으로 싸서 가지고 간 보리밥알을 달아
죽죽 자란 대나무 끝에 매어 던져서 아이들 팔뚝만한 붕어들을
잘도 끌어내던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80년대 들어서서 자가용 승용차가 늘어나고 휴일에
일하지 않아도 배곯지 않는 때가 오자 서울근교는 물론 두세 시간
거리의 저수지에도 낚싯대를 편 사람들이 북적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낚시를 해오던 사람도 있었지만 거의 레저를 즐기려는
나들이 족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늘어나는 사람에 비례하여 저수지의 입어료가 매년 인상되고,
물가에는 성숙하지 않은 나들이문화의 성급함으로 인하여
그 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서
쓰레기강산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60년대 보리밥알로 버들치 잡는 개울낚시로 입문하여
근 30여 년을 붕어를 찾아 헤매고 다니면서 금수강산을 어지럽히는데
일조를 했지만, 근자에 들어서서는 더 이상 낚시인구가 느는 게
반갑게 느껴지지 않아요.
낚시용품 제조사에서 들으면 얼굴을 붉힐 일이지만 낚시에 관련된
모든 용품들은 방수성을 감안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합성수지류가 많고,
그 제품의 용도가 다 했을 때 서슴없이 물가에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썩지도 않는 제품조각들이 천지사방에 널리게됩니다.
물론 매출이 미미하고 환경을 생각할 여력이 없어서 변명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한 가지만 예로 들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지렁이 담는 용기문제이지요.
예전에 지렁이를 신문지에 말아서 팔 때는 기껏해야 젖은 신문지가
낚시터에 널려있는 정도였으나 언제부터인지 스티로폼 용기에 지렁이를
담아 팔면서부터 물가에는 썩지 않는 스티로폼 용기 때문에 허옇게 새로운
쓰레기가 생기기 시작했지요. 한 술 더 떠서 아예 썩지 않는 경질의 청색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주는 곳도 있으니 그 책임을 다 어떻게 하려 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지렁이는 큰판에 담아 농장에서 낚시점으로 납품이 되니 그것을 포장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고, 편리함에 중독된 꾼 들은 예전처럼 지렁이 통을
사용하지 않고 그 통을 쓰고 낚싯대를 거둘 때는 미련 없이 버리고 가버리니
다음에 가족과 함께 왔을 때, 그 아비가 버린 낚시쓰레기를 보고 욕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기가 찰 정도이지요.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지 맘대로 파경의 길로
달려가는 낚시계지만, 매 년 새로운 낚시인이 생기고 근자에 이르러서는
뜻있는 낚시인 들이 남의 쓰레기를 치우며 조금씩이나마 개선을 해나가고
있는 풍토가 조성되고있으니 여기 동참하여 자신을 수양하고 낚시의 기법을
연마한다면 그리 비관적이지도 않으리라고 봅니다.
일단 낚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낚싯대를 구입하기에 앞서서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합시다. 낚시터는 언젠가 다시 찾게 되어있고
자신이 버린 쓰레기가 수돗물이 되어 자신의 입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하여 자신의 승용차와 낚싯대를 넣을 가방에 쓰레기 담을 봉지와
재떨이를 먼저 준비해 놓읍시다.
출처 : 호반실내낚시터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글이라 제 블로그에 있던 내용을 옮겨 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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