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4>
105만원의 수리비를 들여 5일만에 수리된 차를 가지고 다시 거제로 갔습니다.
가기 싫었지만 처자식 먹여 살리려면 할 수 없잖아요…
오전에 일보고 거래처 사장님이랑 점심먹고(오늘 비싼밥 먹었지요..15,000원짜리..)
돌아오는데 늘 대를 담구어 보고 싶던 소류지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기억나시지요? 여기... 거제대교 건너기전 소류지..
요즘 늘 그렇듯이 두칸반 한대만 펼치고 떡밥을 갭니다.
입질없으면 철수하기 용이하게끔 한대만 펼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바른 낚시인의
자세는 아닌듯..
어쨌든 붉은색 글루텐과 밑밥용 떡밥을 개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동네분 한분이 지게를
지고 오시더니 바로 뒤에서 볏집을 태우십니다.
가는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바람도 별로 없고 날씨도 붕어가 입질할 듯하고 수심도 1m 정도로 좋습니다. 준비끝..
"어디서 왔는가?"
"창원에서 왔심더"
"여기는 한 삼년전에 물이 말라 고기 다 죽고 없을텐데.."
"그라몬 낚시하는 사람 없습니꺼?"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이 낚시 하기는 하더라만 내사마 별 관심이 없어서.."
"사람들 오면 어디서 낚시 합니꺼?"
"저 건너편(사진으로 보기에 먼쪽)에는 물이 얕고 여가 물이 깊을거구만."
"그럼 자리 잘 앉았네요(도로 바로밑 배수구 있는쪽)"
"창원에 우리 아들 사는데… 성이 뭔가?"
"전주 이갑니더.."
"... ... ..."
이때 찌가 물속으로 사라진다.
챔질을 하니 10Cm정도 되는 붕어가 제법 힘을 쓰며 올라온다.
대를 담근지 한 이십여분이 지났을까? 예닐곱번의 헛챔질 뒤의 첫입질이었다.
얼마만에 보는 손맛인가.. 그놈의 차가 고장나서 토,일요일도 집에 쳐박혀 있었으니..
살림망에 넣고 다시 채비를 던지니 연이어 입질이 오기는 오는데 약은 입질이다.
바늘이 큰가 싶어 5호바늘로 바꾸고 글루텐을 좀더 묽게 달아 다시 던졌다.
두번째 입질.. 찌가 쑥 올라온다.
또 10Cm..
크기가 똑같다. 작지만 넘 이쁘다.
그리곤 이후로 30초마다 한마리씩 올라온다. 제일큰게 15Cm 제일 작은게 8Cm..
그만그만하다.
하지만 찌올림은 환상적이다.
요즘 같은 겨울에 어디서 이런 입질을… 탁월한 오늘의 선택..
4시가 되니 빗방울이 굵어져 파라솔을 폈으나 파라솔이 낡아 찢어져 비가 많이 샌다.
새로 하나 장만해야지 하면서 대를 접었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30~40여수 되는것 같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밤낚시에 한번 도전해 봐야지하면서 모두 방생…
모두들 행복하세요.
오늘의 낚시 일기 끝(디지탈카메라를 안갖고가서 사진은 생략하나이다)
p.s 운칠기삼님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고 우연히 물가에서 한번 뵈올수 있으리란
기대를 늘 가지고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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