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내가 과메기를 접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전 포항 오천이라는 동네에 갔을때
아는 분이 방바닥에 신문지 널어놓고
비린내 나는 생선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껍질벗기고, 내장도 들어내고, 휴지로 연신 닦아가며......
그땐 비리고 배탈날 것도 같이 이상하게 느껴져 사양을 했었다.
그러나
얼마뒤 친구놈이 뭔가를 장만했다기에 놀러갔다가
깨끗하게 장만된 생선토막을 시키는대로 쌈을 싸먹고 난뒤
그게 그때 그 과메기란걸 알게 되었다.
그 후로 날이 추워지면 과메기가 생각이 나고
어김없이 친구놈이 장만해주던걸 요즘은 같이 장만까지 하게 되었다.
심지어 서울사는 처남에게까지 맛을 들여주었지만
정작 식당에서 사 먹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지난 토요일 아이들 놀이삼아 백스코에서 놀다가
불현듯 과메기가 먹고싶다는 매니아 층( 집사람도 끌여들였음)의 요청에 의해
과메기 본 고장을 가보기로 했다.
때는 저녁 4시30분경 !
두가족이 한차로 올라 가기로 한 곳은 과메기의 본고장 !!!
과메기하면 포항 !
포항하면 일단 죽도시장을 먼저 찿았는데......
천지에 과메기판이고 널렸지만 정작 식당이 보이질 않았다.
벌써 어둑어둑 해지는때라
하는수 없이 해구식당으로 방향을 잡고
포항에 사는 지인을 수소문하니 마침 잘한는 곳이 맞다고 한다.
[해구식당] ( 054-247-5801)은 죽도시장앞 중앙사우나 뒷골목에 있으며
할머니 두분이서 과메기만 30년을 주문받고 장만을 하신단다.
먹고있는 도중에 또 지인이 방문까지 하니 술상 한판 인원이 적당히 채워진다.
잘 장만된 과메기가
엣날 식탁에 놓여지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였던
반가운 얼굴이 얼른거리면
내 전화하리다.
맨발로 달려 나온 님도 그렇커니와
서먹함보다 수다가 앞서고
술 한잔 오갈때면
그간의 격조는 다 묻혀 버리네
.........
다만, 과메기를 먹고난 뒤 속풀이 할만한 국물이 없는게 흠이지만
할머니한테 부탁하면 바로앞 분식집에서 오뎅국물을 주문시켜주는 센스는 가지고 계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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