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 입질이 어떤지를 모르겠다.
문산으로 나가서 돼지고기와 술도 조금 더 샀다. 전화를 한 결과 같이 오기로 한 일행이 못가게 될 것 같다고 하면서 내일이 되어야 알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돌아와서 토요일 저녁에 좀 낚시를 하다가 밤중에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어짜피 보름달이라 제대로 낚시는 어려웠기에 결정을 보았다.
3일째에
아침에 잠에서 깨니 옆자리에 아무도 없다. 얼렁 일어나서 자리로 가니 이미 두 사람은 앉아서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이 넘었다. 상류에서는 연신 철버덕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물안개가 끼어서인지 건너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좀 잡았습니까?"하니 "그런데로 올라옵니다."한다. 떡밥이 물기에 젖어서 죽같이 되어있어 다시 개었다. 역시나 처음 던지고 나서 체 몇 분도 되기 전에 입질이 일어난다. 역시 옆의 정형은 연신 올린다. 8시 정도가 되니 다시 해가 쏙 나온다. 짜증스럽다. 이노무 해가 구름에라도 좀 가맀으면...<하기사 자외선은 구름도 뚫고 오니 가려봐도 거기 거거지 뭐>
아침에는 어제 산 고기를 마저 굽어 먹어야 한다. 상하기 쉬워서이다. 어제 술로 늦잠을 잤는데, 아침부터 또 술을 마신다. 마산을 지난 이쪽에서는 C1 소주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무학 하이트를 샀다. 프라스틱 술잔인데 한 잔이면 4/1병이다. 돌리다보니 한 병 마시기는 일도 아이다. 집에서 동내 삼결살 집에서 술을 마실 때는 소주 한 병을 가지고도 벌벌 하는데 말이다. 역시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니 술술 잘 넘어간다. 그래서 술이라고 하는 갑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차 소리가 나더니 뒤쪽에서 요란하다. 일행이 왔는 모양이다. 두 명이 왔다. 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인데 나의 찌가 벌렁 자빠진다. "어! 어! 김선생님 앗쌈바리 걸었습니다."한다. "얼렁 대부터 펴소, 마 저거는 기본입니다."하니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정형의 옆에서 펴고, 또 한 친구는 그 옆쪽으로 더 중류 쪽에 대를 폈다.
맨 아래쪽에 대를 편 사람은 안동에서 모회사 안동지역 대리점에 근무하면서 낚시를 배운 초보이다. 정형의 옆쪽에는 한상무(통칭 우리가 부르는 말)가 앉았다. 한상무는 조력이 대단하니 펴자말자 연신 올리고 있다. 정형이 "한상무님 뒤쪽의 나무 가지를 조심하소!"라고 말을 하기가 무섭게 "빡"하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낚싯줄이 뒤쪽의 나무에 걸린 모양이다. 혼자서 애를 쓰고 있는데, 아마도 줄을 끊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수초제거기를 가지고 가서 가지위로 던저 두 줄을 잡고 당기니 다행이 가지가 부러졌다. 정형이 왈 "남보고 가지 조심하라고 하자말자 내가 걸리뿌네, 아마 내가 낚은 고기가 200마리 정도 되는데 떡밥을 두 번 갈아서 한 마리를 낚았다면 최소 400번을 던졌는데, 한 번도 안 걸렸는데... 된통 당했네..."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 대가 뿌사졌네"한다. 29대 손잡이 부분에서 완전히 뿌러져 있었다. "아마 손잡이 대를 살라면 최소한 4만원 정도는 줘야 할낀데요"하니 "방법이 없다 아입니까?"한다.
그런데 지금부터가 문제였다. 조용히 부러진 대를 접고서는 25대 한 대만으로 낚시를 하면서 왈 "한 대를 펴니 이렇게 마음이 편안할 수가 없네, 수면에 바람이 없으니 거울처럼 맑내요"한다. 한상무 왈 "원래 떡밥낚시는 한 대가 정석이 아닙니까?"한다. 그런데 좌우에서는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전혀 입질이 없단다. 한상무는 이미 하루분 손맛은 보았으니 "야 이놈 붕어들아 고맙다. 나는 저녁 준비하러 간다."하면서 자리를 떴다.
2시경에 두 사람이 온 뒤로는 고기를 못 낚았다 하면서 "이놈의 붕어 입질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린다. 하는 수 없는지 다시 32대 한 대를 펴기 시작한다. 그래도 입질이 없다. 이러는 사이 "저녁식사 합시다. 저 아래로 전달하이소!"한다. 5명이 저녁 식사 겸 술을 좀 마셨다. 한 상무가 "와! 정사장님 대를 하나 더 폈습니까?"하니 "대 뿌사 먹고 난 뒤로는 아직 붕어 구경도 못했습니다."한다. "내가 와 장대를 폈는지 압니까?"하면서 "집어가 되어 있는 정 사장님 쪽의 고기를 내게로 유인해 와야 할 것 아입니까?"하면서 웃는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일행들이 나의 좌우로 옮겨왔을 때부터 내가 1마리 걸면 정형은 두 마리 꼴로 올렸다. 그런데 한 상무 일행이 와서 오른쪽으로 앉자 정형 쪽에서는 전혀 입질이 일지를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달은 우리들 머리 한 가운데 떠 있었다.
정형과 한 상무는 바둑을 둔다고 들어가 버렸다. "애라 모르겠다. 우리도 잡시다."하니 두 사람 다 "그럽시다"고 한다. 둘은 바둑을 두고 셋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얼마나 마셨는지 댓 병으로 한 병을 저녁부터 마시기는 하였지만 다 마셔버렸다.
마지막 아침
일어나니 내 옆에는 아무도 없다. 자리로 가서 물으니 "김선생님이 코를 골기에 자꾸 건드릴 수도 없고 해서 차안에서 잤다."고 한다. 속으로 "내가 어제 술을 많이 먹기는 먹었는 모양이구나..." 좀은 미안하기도 하다.
물안개가 어제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짙게 깔려서 찌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3박4일 팀은 일요일 점심약속이 있는 사람이 있어 9시부터 짐을 챙겨야 했다.
저수지명 : 송곡지
수 심 : 2m 20cm 정도(저수지의 중 상류 지점의 좌안)
낚 싯 대 : 수파 21, 25대(나의 기준)
총 조 과 : 만만디-200여수, 정-200여수, 초짜-100여수, 한상무-60여수, 한상무 친구-20여수
최 대 어 : 28cm(만만디)
채 비 : 원줄 - 1.75호,
찌 - 야간전용 찌로 반유동채비,
목줄 - 0.8호 합사,
바늘 - 붕어바늘 3호,
봉돌채비 - 원줄 끝에 1cm정도 8자 묶음에다 스핀 도래를 연결한 뒤에 조개봉돌을 물린 채비
* 채비에서의 유격은 원줄 끝에다 봉돌 채비를 연결하였으므로 스핀 도래에서 바늘 채비를 연결하는 부위만 있어 아주 시원스러운 입질이 일어났음.
이상으로 3박4일간의 조행기를 마감합니다. 그동안 재미없는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3. 9. 8
만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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