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니꼴라이

(2003-10-13 13:25:00, Hit : 690, Vote : 29)

http://음는데요

마을아저씨의 발동동 조행기

개천절날에 합천댐 다녀오면서 몇군데 답사하면서
발견한 작은 웅덩이에 토요일 조금 어정쩡한 시간에 다녀왔습니다.

위치는 창녕에서 적포다리 지나 의령쪽부근이며,
제법 멀긴 했지만 자꾸 그 작은 웅덩이가 눈에 아롱거려
열심히 달려 도착한 시각은 오후 12:00 .

선선한바람.. 조그마한 학교 운동장 절반정도 되는 웅덩이에
대를 담궈가며 한바퀴 돌고 상황확인후 상류 수초지대와 하류수초지대 사이
그러니까 수초를 멀리하여 투척할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온이 무슨 온수틀어놓은것처럼 따뜻하더군요.
수온땜에 떡밥이 쉽사리 풀릴것 같아 아주 단단히 뭉쳐서 투척.

여기 과연 붕어가 있을지 그것 자체가 의심스러운곳이었으나.
이곳을 택하여 달려온 이유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는곳. 아무 낚시 흔적없는곳.
허나 막상 던져보면 겉보기엔 얕은 수심이 M 까지 나옵니다.

작은제방뒷편에는 멀리서 가을 수확을 하시는 마을분들이 옹기종기 모여계시고
행여나 파라솔 보일까봐 쑤그릴때로 쑤그러뜨려 놓았습니다.

한 삼십분이 지날무렾.
이런 젠장~~   정말 오랜만에 보여주는 FM 입질이 들어옵니다~
일정한 예신후 들어오는 스물스물 찌올림~

팽```   손바닥 토종붕업니다.
아~ 역시 붕어가 있구나...

그러고 한참을 지났습니다.

그저 수평으로 찌가 톡톡 움직이는 찌.
( 수평으로 톡톡 치는것은 황소올챙이들이 수면위에서 찌를 톡톡 치는것이지요~ )
이넘의 올챙이들이 얼마나 덤비던지..

그외에 다른 여타 입질은 붕어입질을 제외하곤 전혀없습니다.

그때 건너편에서 오토바이를 타신 아저씨 한분이 계속 한참을 지켜보십니다.
한 20분을 신경쓰이게  계속 저를 주시하시더군요.

" 여기 낚시하믄 안되는곳인가 ?? "

떨떠름하게 앉아있으니 그 아저씨 저를 향해 다리를 건너 넘어오십니다.
그리고 제 뒤에 와서는 또 한참을 서 계십니다.

그냥 전 모른척 앉아있었죠.
한참후..

" 좀 잡았는교 ? "
" 아니예.. 한수 했습니다 "
" 흠.. 여기 고기 없는데 와 여기서 하요 ,, 저기 뚝넘어가믄 고기 마이 나오는데~ "

" 여기서 낚시 해보셨습니까 ? "
" 여기서 낚시해도 안됩니다~~ 고기 없습니다~~ "

왜 자꾸 좇아 내려는듯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할수가 없었지만..

그때 입질이 들어와 챔질~~
28정도 되는 뚱땡이 토종입니다.

그저 말없이 어망에 담아 넣으니 뒤에서 아저씨..

" 여기 고기 못먹을껀데요.. 물이 얼마나 더러운데요.. "
" ㅎㅎㅎ 전 먹을려고 잡는거 아닙니다. 놓아 줄껍니다. "
" 흠... "

그러더니 다시 건너편 오토바이 쪽으로 가십니다.
그때부터 소나기 입질이 들어옵니다.

1.5 대와 2.1 대를 펴놓았더니 예상대로 수초와 멀리 떨어진
바로 코앞 1.5칸에서 집중입질이 옵니다.

입질은 정말 오랜만에 .. 아니 낚시다니면서 최고의 입질을 선사합니다.
씨알은 20~28 정도.

한참 낚고 있는데 그 아저씨 건너편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그제서야 생각했던 느낌이 맞다고 여겨지더군요.

아마 여기가 그 마을아저씨 전용 포인트였나봅니다.
작은 웅덩이에 한번씩 큰비올때 유입되는 고기들..

자기만의 전용낚시터였겠지요.
그런곳에 불청객?? 이 들어와  붕어자원을 고갈시키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탓겠습니까. ㅎㅎㅎ

얼마후 해질녘에 일을 보고 오시는길인지 그분이 다시 오십니다.
그러더니 제차 뒤에 오토바이를 세우시고 있다가
건너오십니다.

" 많이 잡았는교 ? "
" 아.. 예 좀 잡았습니다.. "

" 씨알 좋지예 ,, "
" 네.. 생각했던것 보도 훨씬 씨알이 좋네요 "

" 떡밥쓰는갑데예.. 여긴 지렁이가 더 잘듭니더.."
" 아~ 그래요.. "

" 부산에서 오신는가베요 ? "
" 네.. "

" 저도 얼마전까지 부산서 사업하다가
  이리로 온지 조매 됐습니다. "
" 네~.... "

그분 부산서 사업하시다가 잘안되어서 고향으로 돌아오신 분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곳에서 새벽부터 지렁이로 대를 드리우면
제법 손맛볼수있다는 정보를 주시더군요. 밤낚 불가라는 정보도.

첨에 왜 나에게 그런말씀을 하셨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기분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여타 그분이 보아왔던 낚시인처럼 저도 쓰레기만 남기고 돌아가
담에 다른꾼들 데리고 올꺼라 생각하셨겠죠.

ㅎㅎ.. 얼마나 애타셨겠습니까.

" 어르신 여기 말고 근방에 괜찮은곳 없습니까 ? "
" 음... 저기 산밑웅덩이하고 여기 뚝건너 샛강에 가도 잘될껍니다~ "

" 여기 조용하고 참 좋네요.
  담에도 혼자 수양좀 하러 와야겠습니다. "

" ㅎㅎ.. 여기 내 아지트 아입니까.. 여기 낚시꾼 앉아있는거 아이씨가
  첨아입니까. 부산가믄 여기 알리지 마소~~ 내 갈데 없어집니데이~~ "

" 네~~ "

해가 기울면서 하늘이 빨개지니 입질이 더욱 활발합니다.
그리고. 아저씨 말씀대로 해가지니 입질이 정말 환상적으로 뚝 ~~

조과는 20~28 정도..
30수 정도 한것같습니다.
나오면서 꼬질대 씻는다고 물에 손넣어보니 온천수더군요~ 따뜻합니다~~

돌아오는길이 멀어서 좀 부담스러웠지만 (혼자라서 돌아가는길이 심심하기에~ )
담에 다시 새벽에 한번 출조해야겠습니다.

먹거리도 좀 사와서 그 마을아저씨 대접도 좀 해야겠습니다.
그래도 그 작은웅덩이의 터줏대감이시니 대접을 해드려야지요~

행복시작 (2003-10-13 13:37:39)

손맛 많이 보셨군요. 축하합니다.
터주대감님께 대접 잘 하시면
마음도 즐겁고 어복 또한 충만할겁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가물치 (2003-10-13 15:05:41)

니꼴라이님.... 그런곳이 아직 있긴 있군요.
멀리 두메산골이 아닌이상 지금은 너무 알려졌고,
황폐화되어, 낚시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네요.
그 분말씀대로 가급적이면 손이 덜 타도록 알리지 않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붕킬 (2003-10-13 15:16:22)

축하합니다. 헌데 그냥 지나치듯 갈 수 있는 자리를 부산에서 출발하여 자리한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한편 대단히 무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만큼 베장이 두둑한거겠죠. 손맛 축하합니다. 겨울까진 그 곳에서 손맛 많이 보시겠네요. 부럽습니다. ㅋㅋㅋ

그믐 (2003-10-13 16:25:03)

조용한 곳에서 어렵게 낚시를 하셨네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전용터도 괸찬겠지요

찌바라기 (2003-10-13 18:45:38)

정말 낚시의 맛을 맘껏 만끽 하셨겠네요
아~ 나도 언제쯤 저런 전용터를 만드나?
열심히 개발 해야겠지요?

세현아빠 (2003-10-13 20:03:36)

손맛 보신거 축하드리며,조행기 넘 재밌게 쓰셔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심리묘사가 압권입니다.ㅎㅎㅎ

대물잡이 (2003-10-13 21:04:01)

니꼴라이님~~
드디어 님만의 포인트을 찾으셨네요~ㅎㅎ
축카 드리구요~~
그터줏대감 함 꼬셔가지구 한사람더데리구오면 안되는지?ㅎㅎ
물어봐주세요~
저두 갈때마다 대접확실히 해드리고올께요~ㅎㅎ
조행기 잘봤구요~담에두 확실한 손맛보시고오세요~

덜렁군 (2003-10-13 21:31:34)

허허! 니꼴라이님. 벌써 조행기에 떡하니 장소공개 불가라고 하시네요.
한번 물어서 가볼까 생각했는데....아쉽네요.
오랜만에 대단한 손맛을 보셨겠네요. 거기다가 그곳 붕어들이 뚱땡이 붕어라....
한번 가서 다 잡아서 운동시켜 날씬한 놈으로 만들어서 월척도 나오는것 아닙니까?ㅋㅋㅋㅋ

벼리아빠 (2003-10-13 21:45:43)

손맛 축하합니다. ^^ 그리고 부럽습니다. ㅡㅜ
그쪽으로 찾아볼까하다가 끝까지 읽어본뒤 찾길 포기합니다. ㅎㅎ
내년에는 저도 기회닿는데로 미 개척지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좋은 뽀인트 꼬불셔 둬야지..ㅋㅋㅋ

팔공산 (2003-10-13 21:53:22)

허허~칸반대에 찌맛이라 알만한사람은 다알죠~
바로 코앞에서 찌올림을 ....
캬~ 직여줫겟읍니다.

소오강호 (2003-10-13 21:55:30)

경붕사 행동대장 답습니다.
다음에는 공개해도 좋은데를 물색하셔서
회원님들도 같이 손맛 좀 보게 해 주시와요.

정념 (2003-10-14 00:31:50)

"좋은 것은 아끼는 것 입니다"

운칠기삼님 버^^젼!...죽어라꼬 찾아 다닌다,
저도 그래볼까요? ㅎㅎㅎ

나이스허 (2003-10-14 00:47:29)

마치 애인을 아끼듯이...
전 총각인거 아시는 분들안 아시죠,,
애인을 공유한다는건~~~~~~~~~~~~

조심조심 대접하시고 언제나 안출 하십시요

물잠자리 (2003-10-14 18:57:15)

재밋게 읽고 갑니다 ^^

일소일소 (2003-10-14 22:07:06)

손맛 보셨네요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반여동에서 적교까지는 120km정도는 되든데요
건강하십시요.

(2003-10-19 09:40:25)

니꼴라이님 고맙습니다. 다시 가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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